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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골 전시관
마타요시 에이키 지음, 조정민 옮김 / 모요사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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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jos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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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린 인간 군상들의 욕망들’
작가 ‘마타요시 에이키’는 오키나와의 우라소에에서 태어났고 오키나와와 관련된 작품을 단편부터 중편, 장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들어 출간했다고 한다. 그는 ‘돼지의 보복’이란 작품으로 제114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는데 – 이 점 때문에 신청한 것이다 - 그 때는 1995년이라 한다. 작가가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쓴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마치 현실 세계와 제법 맞닿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적으로 오키나와는 1945년 4월 1일에 시작하여 81일 간이나 지속된 태평양 최대의 전투가 일어난 곳이라 한다. 이 때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가 대거 출연했고 오키나와 주민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네이버 지식백과 발췌)고 하는데 작가는 그 후 2년 후에 태어났으니 전쟁의 참상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작품도 오키나와의 마에시로 구스쿠 유적에서 12세기 젊은 여성의 인골이 출토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크게 ‘메이테쓰’, ‘고토노’ 그리고 ‘사요코’가 나온다. 메이테쓰와 고토노는 동창이고 사요코는 메이테쓰보다 두 살 많은 - 같은 마을에서 같은 학교를 다녔던 사이로 메이테쓰는 모친의 사망 후에 우연히 본 해당 마을 홍보지를 보고 이끌려 유적 발굴을 담당하는 고토노를 만나게 된다. 10년이나 진행된 발굴이기에 마을과 발굴팀은 많은 것을 서로 알고 있지만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니다. 저마다 다른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유적에 접근하는 터라 이들의 관계는 꽤 복잡하다. 이 작품은 중간 이후에는 웃음이 피식피식 나기도 하는데 작가가 의도한 장치에 간간히 실소가 터진다. 메이테쓰가 사요코와 함께 ‘인골전시관’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또 다른 이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주장이 진지하지만 황당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메이테쓰의 행동은 실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결코 가볍지는 않게 느껴지는 것이, 유적과 유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느껴지는 욕망들이 저마다의 주장과 근거로 대립되기 때문인데 이걸 생각하는 것이 작품의 중심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역사란 누가 어떻게 바라보고 결정하느냐에 달린 게 아니겠는가. 이들의 주장이 황당한 면이 없지 않으나 어차피 역사란 시류가 있고 때에 따라 조금씩 변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 주장들이 마냥 허상이라 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 작품에 등장하는 인골전시관은 어떠한 결말을 확실히 보여주지 않고 이들의 주장 역시 결론을 내지 않은 채 끝이 난다. 하지만 이 공백이 주는 힘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작가가 어린 시적 겪은 전쟁의 참상과 그 기억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되었는지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으로 작가의 작품, ‘돼지의 보복’도 읽고 싶어졌다. 시대상을 관조하는 작가의 “원풍경”이 또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기대가 된다.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나는 작가의 세계관이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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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모요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