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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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하루준 평점 : ★★★★☆ (9/10)

한줄평 : 소소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우리들의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다. 많은 것이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D

도서정보

제목 :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저자 : 야루

장르 : 에세이

페이지 : 200

출판사 : 마이마이

출판일 : 2020. 2. 17.

​책을 읽고 느낀 점



책을 펼치는 순간, 아날로그향이 물씬 풍기는 사진과 우리의 소소한 삶속에 가득 담겨 있는 변하지 않는 감성을 만나게 된다.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의 저자 야루는 소소한 우리의 일상, 누구나 겪어 봤음직한, 또는 겪어보지 못했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엄마가 들려 준 이사 떡을 돌리는 아이의 수줍은 모습과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를 그 당시의 시간속으로 살며시 이끌고 간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과거엔 흔한 일상이었던 그 따뜻하고 훈훈했던 풍경이 지긋이 감은 두눈 뒤, 머리속에서 그려지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변하지 않는 아날로그 감성은 책 여기저기에서 발견된다. 책 표지에 담겨 있는 작은 오락기, 그리고 오락실, 조조할인, 늦은 후회 같은 과거의 가요들을 소환해 현대가요 TOP 10이란 이름으로 표현된 목차, 챕터 사이사이 표시되어 있는 플로피 디스켓 사진까지. 정말 1980~1990년대 분위기 물씬 풍기며 그 당시의 기억, 그리고 추억을 완벽 소환해 낸다.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이 책은 가볍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을 무거운 감성들을 담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 겪고,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두껍지도 않고, 새로울 것 없는 이 책은 모두에게 새로운 작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40

"옆집에 왔어요 이사. 주래요 엄마가"

꼬마는 땅바닥 어딘가를 보면서 바들바들 그 떡을 내민다. 머리를 다듬길 잘했지. 쪼그려 앉아 꼬마가 건네는 떡을 받은 뒤 꼬마의 눈을 바라보며 고맙습니다, 잘먹을게요 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꼬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고 나는 꼬마가 혹시나 넘어질까 그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 집으로 들어갔는지 확인한 후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대충 손을 닦으려다 화장실에 가서 깨끗이 손을 씻고 떡을 집어 든다. 따듯하다. 그 마음이 따듯한 건가. 나는 그 자리에서 남김없이 모두 떡을 해치운다. 그리고 바로 나와 동네 슈퍼에 들러 두루마리 휴지 가장 큰 놈과 막대 사탕 한 통을 산다.

오늘은 글이 참 잘 써진다.

- 예전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또는 한 동네에 살면서 옆집에,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것이 요즘이다. 과거 국민학교 시절 배웠던 이웃사촌이란 말은 지금의 시대에는 이젠 낯선 단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때 느꼈던 그 기억, 그 따뜻함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으며 그때의 따뜻함을 지금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P. 55

미국 어느 인적 많은 육교 위에서 존(John)을 한번 불러보자. 아마 수 십명, 수백명의 평범한 존(John)들이 육교 위를 올려다 볼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있는 것은 나의 친구 "존(John) 나" 만큼 강력한 이름은 청량리 뒷골목에서도 찾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 피식~ 웃음이 나올만한,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름 갖고 장난치기^^ 아무것도 아닌것 같고 유치하기 그지 없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친구간의 끈끈한 감정을 느낀다.

P. 115

#사랑으로

소중한 것들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욱 나누어 주고 싶다. 그것이 되돌아오지 않는 것은 상관없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아름답다 라고 돌아섰을 때 미소를 띠는 것은 코스모스가 아니라 나의 마음이다.

- 무언가를 나누거나 베풀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고마움이나 대가를 바라지 말자. 그건 진정한 의미의 나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스스로가 느끼는 보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P. 113

#뜬 

늦은 새벽 마루에서 주무시던 엄마가 기다리던 현관문 소리에 뉘엿뉘엿 억지로 몸을 일으키신다.

"하나뿐인 우리 아들, 밥은 먹었어?"

내 얼굴을 어루만지시고는 괜찮다는 말에 그제서야 터벅터벅 안방으로 향하신다. 그리고 불빛도 없는 깜깜한 현관문 앞에는 엄마의 등에 남겨진 수십 개의 부황자국이 스쳐 간다. 못난 아들은 말없이 계속 신발 끈을 푸는 척 했다.

- 수능을 앞둔 고3 시절, 학교 자율학습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2시가 넘어 집 현관문을 열면 엄마는 항상 방이 아닌 소파에서 쪽잠을 주무시고 계신다. 별일 없었는지 출출하진 않은지 간식을 챙겨주시곤 뒤늦게 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드신다. 그리곤 또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을 챙겨주신다.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고마움이, 그 따뜻함이!

P. 157

아무리 오랜만에 만난 사이일지라도 그 앞에 우리는 스마트폰을 두고 대화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나갈 "말" 대신 각자의 휴대폰을 들여 다보며 그냥 대충대충 시간을 늘어트려 나간다. 그것은 앞뒤 좌우 어느 곳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정당화된다.

손바닥만 한 기계 하나로 모든 것이 빠르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일들. 그리고 금세 가치를 새기기도 전에 지워지고 흘러가는 기억들. 안타깝게도 소위 편리해진 삶은 우리에게서 따듯함을 빼앗아서 갔고 불편함이 주는 기다림 속의 추억은 이제 정말로 희미해져 버렸다. 불필요한 시간은 줄어가고 있다. 그리고 차갑게 낭비되어가고 있다.

- 스마트폰은 삶에 편의를 가져다 주었지만 그만큼 삶에 가치를 빼앗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하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고, 내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도, 곁에 있는 사람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점점 줄어간다.

불현듯 어떤 통신사의 과거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소중한 사람과 있을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사람에게는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감성이 있다:D

:: 깨달은 것 : 변하지 않는 우리의 감성이 따뜻한 위로가 된다.

:: 적용할 것 : 내 안에도 어쩌면 숨어 있을 감성을 글로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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