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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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날씨의 아이 하루준 평점 : ★★★★☆ (9/10)

도서정보

제목 : 날씨의 아이

저자 : 신카이 마코토 / 역자 : 민경욱

장르 : 소설

페이지 : 352

출판사 : 대원씨아이

출판일 : 2019.10.28.





책을 읽고 느낀 점.

이미 유명한 작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지만, 난 이 책을 읽기 전엔 그를 알지 못했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싫어하는지 않음에도 최근 경제, 심리, 과학, 부동산, 자기개발 서적 위주로 의도하지 않은 편중된 독서를 하다보니 더욱 소설이 낯설게 다가왔다.

하지만 '날씨의 아이'를 읽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주는 다양한 메세지와 그것들을 표현하기 위한 작가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상황, 장면 묘사 등의 디테일함에 살짝 놀라움을 느꼈다.

아직 애니메이션을 보진 않았지만 만약 본다고 하더라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서 그렸던 장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신카이 마코토 작가가 문장에 녹여내린 인물들의 감정, 상황,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직접 그릴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읽는 사람마다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동이 다를 것이다. 나 역시 어느덧 40세의 어른이(여기서 '어른이'는 어른+어린이의 합성어다. 몸은 어른이지만 사고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다 보니 어린 시절 호다카의 나름 치열한 고민과 방황에 많은 공감을 했다. 물론 그런 고민과 방황을 떨쳐내는 방법은 나와 다르긴 했지만 그 순간의 치열함은 다르지 않았으리라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호감이 가는 캐릭터는 바로 스가였다. 나와 나이가 비슷하기도 하고(물론 내가 더 어리다^^;) 호다카를 대하는 그의 생각과 행동이 고맙고 부러웠기 때문이다.

장소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는, "과연 고등학교 1학년의 가출 청소년을 스가와 같이 그들을 진심으로 대해줄 수 있을까?"라는 작은 의문부터 "어느새 나도 꼰대가 되고 있는건 아닌가?"하는 소심한 자기반성도 하게 만든 캐릭터가 바로 스가였다.

책의 내용 중 호다카가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 그래서 그랬구나. 나는 또 이해했다. 아무리 혼나도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은 이유. 내가 변한 게 아니었다. 상대가 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스가 씨도 나츠미 씨도 내가 가출 소년이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당당한 종업원으로 당연하게 일을 시킨다. 그들은 나를 혼내면서 너도 조금은 제대로 된 인간이 되라고 말해준다. 맞는 순간에만 뜨끔 하고 아픈 주사처럼 그것이 내 몸을 강하게 만들었다. 무겁고 꽉 끼는 옷을 드디어 벗어버린 듯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는 일어나지 않으면 감기에 걸린다며 스가 씨의 어깨를 흔들었다."

날씨의 아이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갖게 되었고 또 많은 감동도 받을 수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다.

"나도 스가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날씨의 아이 : 줄거리

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작가의 신작으로 국내에 책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상영되고 있다.

이야기는 기상이변으로 일년 내내 비가 내리는 일본의 주요 도쿄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제 갓 고등학교 1학년인 호다카는 가출 후 도쿄로 향하고, 그곳에서 기도만으로 날씨를 맑게 만드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소녀 히나를 만난다.

둘은 함께 '100% 맑음 소녀'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는데, 맑은 날씨를 원하는 다양한 의뢰인의 사연을 듣고, 또 그들의 소망을 이뤄주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신비한 능력에는 그 이상의 부작용(?)을 동반하게 되며, 그 부작용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호다카와 히나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더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생략합니다. 이미 스포려나?^^;;)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10

아무리 숨을 죽여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심장 고동 소리처럼. 아무리 세게 눈을 감아도 완전한 어둠을 만들지 못하는 눈꺼풀처럼. 아무리 마음을 진정해도 한시도 침묵할수 없는 심장처럼.

P 76

그래, 그래서 그랬구나. 나는 또 이해했다. 아무리 혼나도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은 이유. 내가 변한 게 아니었다. 상대가 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스가 씨도 나츠미 씨도 내가 가출 소년이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당당한 종업원으로 당연하게 일을 시킨다. 그들은 나를 혼내면서 너도 조금은 제대로 된 인간이 되라고 말해준다. 맞는 순간에만 뜨끔 하고 아픈 주사처럼 그것이 내 몸을 강하게 만들었다. 무겁고 꽉 끼는 옷을 드디어 벗어버린 듯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는 일어나지 않으면 감기에 걸린다며 스가 씨의 어깨를 흔들었다.

- 자신의 기준과 편견이 아닌,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그렇게 내 주변의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그런 사람.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위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게 말처럼 쉽지 많은 않은 일이지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나도 조금은 그런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

P. 162

"하늘의 기분은 사람들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정상도 비정상도 없지. 그리고 우리 인간은 젖어 꿈틀대는 천지 사이에서 떨어지지 않게 꼭 달라붙어 잠시 얹혀살다 가는 존재일 뿐이야. 옛날 사람들은 다들 그걸 잘 알고 있었어."

P. 251

「날이 정말 맑아! 저기, 나 또 공원에 가고 싶어!」기뻐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날아들었다.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고 믿고, 자신이 웃을 때는 세상도 웃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자신이 울 때는 세상이 자신만을 괴롭힌다고 생각할 때이다. 얼마나 행복한 시기인가. 나는 언제, 그런 시기를 놓쳤나. 그 녀석은- 호다카는 지금, 그런 시기에 있을까.

- 우리 아이들은 지금이 그런 시기일까? 그런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우리 아이들이 더 오래 그렇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건, 아직 녀석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

P. 269

"그런데 그 소년은 자신의 인생을 건 것처럼 보여요 " 형사는 쭈그려 앉아 눈을 가들게 뜨고 기둥을 바라봤다. "그렇게까지 해서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니, 왠지 부럽기도 합니다."

- 나에게도 어떤 어려움도 감수해서라도 찾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바로 생각나는 사람이, 아니면 그런 일이, 그런 무언가가 없다. 정말로 없는걸까 아니면 이제는 너무 사리사욕에 밝은 어른이가 되어버려 기억을 못해내는 것일까?

P. 315

나 자신이 불완전하듯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존재였다. 다들 그 불완전함을 안은 채 시간과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그 점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완전한, 어떤 어려움도 가볍게 극복해버릴 수 있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내가 그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그렇지 않다는걸 느낀다. 아버지도 지금의 나처럼 정말 어렵고, 힘들고, 지치고 그런 힘들 삶을 살아오셨다는 것을. 그 모든 불완전함을 안은채 부딪히면서 견뎌오셨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호다카와 히나, 그리고 스가와 나츠미 등.각각의 인물들이 겪고 있는 상황들과 위기, 그리고 이를 치유해 가는 과정.

:: 깨달은 것 :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또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해주는(비록 표현은 그렇지 못할지라도) 그런 스가와 같은 어른이가 되고 싶다

:: 적용할 것 : 누군가를 바라볼 땐,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자. 편견과 자기기준은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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