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이 - 솔잎 머리 내 친구 샘터어린이문고 20
정옥 지음, 허구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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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리가 한때 나무였단 걸 모조리 잊어버렸지만, 우리 몸은 그걸 기억하고 있지. 

 그래서 움직이는 게 귀찮아질 땐 다시 나무가 되고 싶어서 자꾸 뿌리를 만들려고 하잖아. 

 그게 바로 티눈이래." 

 

 군데군데 솔방울이 달랑거리는 초록색 솔잎으로 뒤덮인 머리를 가진 나무아이, 솔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게 한없이 슬프기만 한, 열 살 생일을 곧 앞둔 착한아이, 향이. 

 향이와 솔이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덕동나무 숲속에서 펼쳐진다.  

 

 이야기 속에서 나무와 인간의 경계는 흐릿하다.  

 나무아이 솔이와 평범한 소녀 향이는 숲속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도토리 팽이도 돌리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향이는 나무들의 잔치에 초대받아서 아카시아 꽃에서 얻은 달콤한 

꿀차도 마시고, 송화가루로 만든 맛있는 떡도 먹는데... 

  

 인간에 대한 아픈 상처 때문에 "먼 산꼭대기,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뿌리내리고  

 살거"라던 솔이. 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향이와의 우정을 통해 그 생각을 바꾸게 

 되고. 덕동나무 숲에서 뿌리를 내리고 향이가 행복하게 커가는 모습을 보겠다고 한다.  

 

 덕동나무 숲속의 나무들은 우리에게 단지 목재와 그늘과 열매만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아플 때 위로해주고, 슬플 때 함께 울어주고, 행복할 때 함께 웃어준다.  

 "나무아이야, 사람들의 마음을 가꾸며 살아가는 일은 참 멋진 일이야. 나무로 살아가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은 또 없을거야." 

 

 나무가 가득한 숲속에서 가만히 눈감고 서 있으면 우리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지는 건 

 나무들이 우리의 마음을 가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한 때 나무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나무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초록색 솔잎으로 뒤덮인 나무아이가 된 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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