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한국일보 마이너리티 팀이 1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인터뷰하여 노동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첫 인터뷰이인 은행 경비원 지선 씨. 그는 말합니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인 거죠"

인터뷰 조각들을 모아 더욱 뚜렷해진 그림은 생각보다 더 잔인하고 참담했습니다. 원청과 용역업체의 맨 아래에 위치한 노동자들이 보호받지도, 벗어나지도, 소리치지도 못하는 현실. 지옥도(地獄圖), 그 자체였습니다.

노동의 대가, 권리, 존엄까지 착취당하는 일이 지금 눈 깜빡하는 짧은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 갑질 뿐만 아니라 을이 을을 착취하는 지독한 상황이라는 것. 이 상황에 대한 표현을 울분이라는 한 단어로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잔인하고 포악한 현실에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이들이 희망을 버리게 된 이유는 남들보다 노력을 덜 했다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다. 아무리 부딪혀도 깨지지 않았던, 견고하고 단단한 착취의 벽을 이미 뼛속 깊이 절감한 탓이다.'


노동 착취가 더 악독하고 무자비하게 진화하고 있는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말합니다. 중간착취의 문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자주 말해야 한다고. 그래야 변화가 생기는 거라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건 큰 게 아닙니다. 그저 노동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와 보상.

쌓아 올린 벽돌이 비뚤어진 것을 알게 된 순간, 잘못됨을 인지한 순간, 더 늦기 전에 깨부수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높이 쌓아 올릴 수 있겠죠. 다시 시작하는 일은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방관하고 외면했던 태도는 버리고 국가의 노력은 물론, 많은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와 보상이 이뤄지는 나라가 되길...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