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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 -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김이람 지음 / 달 / 2025년 5월
평점 :
일본 생활을 한 지 10년 차가 되었을 때, 채팅으로 한 남성을 만나게 된다. 채팅 만남은 무조건 경계 또 경계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유난히 그날은 내 다짐과는 다르게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부푼 마음으로 맞이한 첫 만남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실물에 나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인연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한 다짐과는 달리 그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고 결혼까지 생각하게 된다. 오로지 행복으로 가득할 것만 같았던 결혼생활도 녹록지 않다. 나를 철저히 무시하는 시어머니와 무관심한 시아버지, 무례한 시누이까지 나를 외부인으로 여기는 시댁 때문에 넌덜머리가 난다. 고된 시집살이로 행복한 결혼생활에 점점 금이 가고 마는데… 과연 그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작가님은 방송으로 접했던 아름다운 일본 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고 나서야 그것은 온전히 드라마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겉으로는 온갖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비난하기 바쁜 사람들, 한국인이란 이유로 나에게 일을 떠맡기는 사람들, 결혼하고 나서도 나를 철저히 외부인으로 대하는 사람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그들에게 난 그저 외부인으로 취급받는다. 순전히 일본 생활을 하고 싶어 온 사람에게 그들은 온갖 시련과 고난을 투척한다. 하지만 인생에 오로지 암흑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작가님은 나를 믿고 따라와 주는 학생들과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남편 덕분에 힘든 나날을 이겨낸다.
솔직히 난 이 책이 역시 사랑이란 존재는 그 어떠한 방해물도 단번에 이겨낸다는 결말로 이루어진 행복한 국제결혼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사랑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걸 느꼈다. 사랑은 참 지독하게 아름답지만 지독하게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결혼 후 확장되는 가족 관계, 그로 인해 생기는 삶의 변화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부부여서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갈등들이 서로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거나 더욱더 멀어지게 만든다. 작가님은 어떤 사이가 되었을까? 솔직히 내가 봐도 이 갈등은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타지에서 외로이 이 갈등들을 겪어내야 하니 제삼자인 나까지 서운해진다. 내 편이었으면 한 남편은 가족의 편이 되어 있고 난 일본에서 남편을 제외하면 혼자인데, 모든 사람이 작가님을 외롭게 만드니 서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라 오직 서로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갈등을 극복하고 다시 끈끈해지는 부부 관계를 보며 결혼 생활이란 참 쉽고도 어려운 존재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는다. 하늘은 왜 이리 나에게 시련만 주는지 분명 난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마치 내가 이 일을 겪는 것처럼 화가 나고 섭섭해진다. 오늘도 ’비혼‘을 외친다. 역시 유튜브와 현실은 다르다.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는 아름다운 외국인 시부모님을 영상으로 자주 접해 와서 그랬나. 온갖 행복한 말들로만 가득할 줄 알았던 책에는 암울한 현실이 상당히 많이 담겨 있어 깜짝 놀랐다. 결혼도 그렇지만, 국제결혼은 더더욱 사랑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우리와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말할 수도 없는 차별과 편견을 겪고 계시는 작가님을 보며 우리가 갖고 있던 일본의 환상을 완전히 깨부숴준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분명히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니 난 도저히 일본에서 살 수 없겠다는 걸 느꼈다. 상대방에게 답장받는데 기본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거나 며느리는 죽고 나서 남편 가족의 무덤에 묻혀야 한다거나 결혼 후 남편 성씨로 변경하는 문화 등 숨 막히는 가부장적인 문화에 넌덜머리가 난다. 우리나라도 한 가부장하는데, 일본도 만만치 않다. 아무튼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도 서로 맞혀 가며 살아가는 작가님 부부를 보며 이래서 그들이 결혼할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다는 걸 느낀다. 어떤 갈등과 고난이 찾아와도 서로 도와주며 이겨나간다면 앞으로 행복만 가득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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