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붕괴>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소설을 쓰는 우주과학 연구원 해도연 작가님의 sf 소설집이다. 한마디로 우주과학에 일생의 반 이상을 보낸 사람의 과학적 상상을 담았다.과학에 모든 삶을 바친 분이라 그런지 분명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소설임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현실 저 머나먼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굉장히 현실과 유사한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모든 에피소드가 어딘가 모르게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한 느낌이 든다.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씁쓸함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나는 <콜러스 신드롬>과 <검은 절벽>이 기억에 남았다. <콜러스 신드롬>은 부성애를 가장한 주인공의 이기심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는 부성애가 넘치는 아빠이자 남편일까? 절대 아니다. 재호는 윤하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열여섯 명의 유슬과 열네 명의 현아를 잃었다. 윤하를 되찾기 위한 그의 고된 노력은 겉으로 보기엔 눈물 나는 부성애 같지만 결국 윤하만을 위해 다른 생명은 쉽게 버려버리는 살인자와 다름없다. 사실 윤하도 재호에게 버려진 존재다. 아무 결함 없는 딸을 갖기 위해 온전히 본인 의지로 그때의 삶을 버렸다. 재호는 분명 타임 리퍼로 윤하를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이기적인 선택을 한 그에게는 해피엔딩이란 없다. 결국 자신의 이기심과 죄책감으로 윤하를 다시 만나고자 하는 것뿐이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그에게는 어떠한 자비도 없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결말밖에 없다. <검은 절벽>은 ‘러브조이‘라는 인공지능과 이에 매우 의존하는 인물인 ’라미‘가 등장한다. 러브조이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여 파멸에 이르기까지 하는데, 이는 지금의 현실과 매우 유사하다. 우리도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AI에 의존해 살아간다. 이제 AI 없이 살아가는 게 매우 힘들 정도다. 마치 러브조이에 빠져있는 라미와 매우 닮았다. AI가 학업과 업무를 대신 해주고 심지어 인간이 AI와 연애도 하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도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에 사로잡혀 그들이 입력하는 대로 살아가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AI가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점점 장악하고 있다. 과연 AI를 이로운 존재라 말할 수 있을까.개인적으로 sf 장르를 비선호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내가 이 책을 재밌게 읽을지 의심이 들었다. 과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기에 sf 소설은 나에게 늘 어려운 존재였다. 그래도 이전에 인생책은 아니더라도 꽤 재밌게 읽은 sf 소설도 있었고 비난하려면 읽어보고 하는 게 낫다 싶어 읽었다. 역시 <진공 붕괴>는 정말 재밌는 sf 소설이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하여 다음에는 어떤 과학적 내용이 담겨 있을지 기대하며 읽게 된다. sf 소설의 장점은 내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것이다. 바로 그 궁금증에 책을 읽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진공붕괴 #해도연 #해도연작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