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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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시장 안 중고 가전제품점과 의류점 사이 길 안쪽에 위치한 골동품점.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는 골동품점.
주변에서 ‘귀신 들린 가게’라고 불리는 곳.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것들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호미‘와 수상쩍은 물건들이 존재하는 곳.
이곳은 바로 호랑골동품점이다.

자기 잘못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는 물건의 영혼에 사로잡혀 헤어 나올 수 없다. 물건들은 모두 원이든 한이든 미련이든, 강한 감정들이 감싸져 있어 이 물건을 소지한 자들은 물건에 홀려 미치게 된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욕망을 품은 자들은 강한 감정이 서려 있는 물건에 벗어나지 못한다. 욕망이 거대해질수록, 추잡하고 탐욕스러울수록 물건들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자연스럽게 자신을 소유하도록 끌어당긴다.
한이 서린 울분과 미련은 정말 그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울분과 미련은 계속 꾸준히 함축되고 함축되어 더 거대하고 고약한 한이 되고 만다. 이 한은 함부로 제어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물건은 한이 서리다 못해 온 감정이 뒤섞인 저주를 받았다.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이 물건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된다. 물건의 주인이 된 사람들은 피폐해지고 물건의 한이 해소되어야지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참 그들에게 이들의 상처와 울분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들은 이런 저주가 섞인 물건을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핍박과 설움을 당하며 살던 그들이 엄청난 저주를 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그저 교감이 가장 필요했던 게 아닐까.

호랑골동품점의 호미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호미는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어려운 존재가 아니다. 그저 물건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 주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사람. 호미 덕분에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이 세상은 점점 따뜻함으로 가득해진다. 호미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호미의 도움을 받은 우리도 누군가의 호미가 된다. 인생에도 호미는 꼭 필요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블랙홀에 빠지고 좌절을 경험한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존재가 있다면 다시 한번 따뜻함을 느끼고 활기를 되찾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이유니까.
<아홉수 가위>를 너무 감명 깊게 봤던 터라 작가님의 이번 작품도 역시 기대가 되어 바로 읽었다. 역시 작가님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나를 작품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만큼 몰입력이 상당하여 역시 범유진 작가님의 작품은 믿고 본다.
이야기가 상당히 판타지적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낯설지 않다. 책에서 그려지는 상황이 현실과 매우 닮아서였을까? 참 현실의 매정함에 씁쓸함만이 커진다. 그래서 더 오래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아픔과 고난이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로 공감되어 호미의 도움만이 간절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절망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우리에게는 호미가 간절히 필요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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