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 돌봄부터 자립까지,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사는 법
윤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는 어린 나이에 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들 ‘나무’씨와 그의 가족이 겪은 18년의 세월이 담긴 에세이이다.
사람들은 조현병에 대해 심각한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그간 조현병 환자들이 저지른 범죄 때문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조현병’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눈살을 찌푸린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조현병‘은 혐오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조현병 환자 ‘나무‘씨도 사람들에게, 사회에 자신의 병명을 말하기 꺼린다. 슬프게도 이럴 수밖에 없는 그의 행동이 이해된다. 조현병에 관해 편견이 심한 대한민국에서 그 누가 감히 자신의 병명을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사회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는 등 출산을 강력히 권하지만, 막상 여성들이 아이를 출산하면 사회는 돌변한다. 출산한 순간부터 아이는 이제 사회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변한다. 사회의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정부는 우리가 너희들을 위한 정책들을 많이 만들었으니 이제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펼친다. ‘나무’씨와 ’나무‘씨의 어머니도 사회의 돌봄에 한없이 매정한 답변을 받는다.
‘나무‘씨는 중학교 3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도 특수 교육 대상자로 신청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탈락이었다. 정신장애인은 특수 교육 대상자가 아니고 정서•행동장애에 해당하기에는 기능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약 50만 명의 조현병 환자들은 고등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조현병 환자들에게 당신은 특수교육자가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그들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할까? 사실 ‘나무‘씨가 심사에 탈락한 실제 이유는 부족한 고등학교 특수반 때문이다. 더 말 안되는 이유다. 출산을 강요하는 나라에서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특수반이 없다니….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결국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자발적으로 입학을 포기하도록 권유하는 상황이다.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이를 출산하고 싶을까? 대한민국에 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어린 나이에 ‘조현병’이 발병하는 것은 정말 흔치 않다. 보통 청년 시기에 ‘조현병’이 발병하여 평생을 조현병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나무씨는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조현병 진단을 받는다. 또한, 완화될 수 있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나무씨의 상태는 점점 나빠진다. 끝없는 좌절과 실패를 겪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늘 나무씨의 세계를 귀 기울이고 그를 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지지한다. 그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열심히 살아간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현병에 관해 내가 갖고 있던 오해와 편견이 말끔히 사라져 간다. 이 책은 모두가 꼭 읽어봐야 한다. 오만했던 나 자신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한없이 이기적이었던 나를 반성한다.
자신의 병명을 조현병이라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정신병이라 설명할 수밖에 없는 그들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나조차도 이렇게 힘겨운데 당사자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아갈까. 우리는 차가운 사회에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렸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난 결코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는 없더라도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다고 전해주고 싶다. 일상에 지쳐 삶을 놓고 싶을 때도 그들 곁에 늘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다시 한번 이겨내고 찬란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난 나무씨와 그의 가족이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