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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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 에세이를 유난히 더 좋아한다. 사람들이 이 음식에 어떤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지, 이 음식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사람들마다의 음식 철학을 듣는 걸 좋아한다. 설사 내가 불호하는 음식일지라도 음식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내 소울 푸드인마냥 빨리 먹고 싶어질 정도로 입안에 침이 고인다. 유난히 이 책은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작가님마다 자신만의 언어로 음식을 설명하는 모습이 우리가 음식 에세이를 계속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하나의 매력이다.

이 책은 권여선 작가님께서 2018년에 출간한 <오늘 뭐 먹지?>를 개정한 도서이다. 작가님은 어렸을 적부터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였다. 먹을 수 있는 음식보다 못 먹는 음식이 더 많았던 아이. 하지만 성인이 되고 술을 즐기게 되면서 이전에는 도전하지 않았던 음식들도 술과 함께 즐기게 되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음식들은 모두 작가님의 추억과 주변 사람들이 얽혀 있다. 그래서 더욱더 이 음식을 사랑하게 된 걸지도 모른다. 이 음식을 보기만 해도 추억과 그에 얽힌 사람들이 생각난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되는 고로케가 왜 이렇게 참으로 맛나 보이는지 모르겠다. 길가에서 파는 김이 솔솔 나고 야채로 가득한 고로케가 머릿속에 저절로 그림 그려져 입맛을 돋운다. 이게 음식 에세이의 장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절로 입맛 없는 사람도 입맛을 되살아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이 가을에 다시 발행된 게 신의 한 수인것 같다.

사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알코올 냄새와 쓴맛을 싫어하는 어린이 입맛으로 음식을 먹을 때 소주와 맥주보다는 탄산음료가 더 생각난다. 그래서 작가님의 술을 향한 사랑이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내가 음료를 사랑하는 것처럼 작가님께서는 술을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조금은 된다. 술을 사랑하게 되다 보니 도전해 보지 않았던 음식들도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됐다. 술을 사랑하게 되다 보니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끈끈해지는 무언가가 생겨났다. 이게 술의 장점이지 않을까.
내가 술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술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나에게 고역이다. 입에서 나오는 술 냄새와 취해서 몇 번이나 반복하는 말들, 내일이면 다 사라지는 기억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피하고 싶은 자리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이 바글바글한 술자리보다는 낭만을 즐기기 딱 좋은 날씨에 풍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혼자 조용히 마시는 술자리 같다. 술과 안주를 매개로 한 작가님의 인생 이야기는 어떠할지 궁금해져 이 책을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분명 작가님께서는 술과 안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주 자세히 바라보면 사실 작가님의 술안주와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책만큼은 술을 마시면서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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