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는 나에게 있어서 음식의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재료일 뿐이다. 후추는 그저 후추, 시나몬은 그저 시나몬일 뿐이다. 딱 요리 재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솔직히 향신료에 이렇게 무구한 역사가 담겨 있는 줄 몰랐다. 또한, 온 나라 전체가 더 많은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들에게 있어서 향신료는 막대한 부와 패권을 의미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고 이런 의미라면 나조차도 향신료를 독점하기 위해 무구한 노력과 시간 쏟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또 한 번 놀랐다.사실상 향신료로 인하여 세계화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향신료를 위해 이렇게 극악무도한 전쟁까지 일어났으니 말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책임자 얀 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네덜란드가 향신료를 독점하고 타국과 거래를 막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어느 나라와의 불가피한 전쟁도 절대 피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심지어 그는 승리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이런 모습은 네덜란드에선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과연 그는 정말 영웅이라 불릴만한 인물일까? 그는 영웅일까? 혹은 학살자일까? 그의 학살은 오로지 향신료인 육두구의 독점 거래 때문에 일어났다. 그는 고작 육두구 때문에 경쟁 상대인 영국뿐만 아니라 주민들 모두 죽였다. 일본 사무라이를 동원해 난도질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때 당시의 네덜란드에게는 국민 영웅으로 칭송받을 만하다. 자국의 향신료를 지켜냈으니, 결국 자신의 할 일을 완수한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불필요한 살인을 할 필요는 없었다. 어떠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전쟁이 아닌, 고작 육두구 때문에 일어난 살인이니 그는 오로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한 살인이 아닐까.솔직히 나는 역사에 관해서는 정말 무지한 사람이라 과연 내가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지 걱정됐다. 지루하고 졸리기만 한 역사 시간이 되는 건 아닌지, 괜히 이 책을 읽었다고 후회하는 건 아닐지 매우 주저하며 이 책을 읽었다. 결론은 생각보다 꽤 재밌게 읽었다. 각국의 치열한 경쟁과 신비한 모험, 그 속에서 나타나는 잔혹하고 절망적인 사건들은 더욱더 향신료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초반에 대한민국이 짤막하게 등장하는데, 이게 어찌나 반가운지 집중하며 읽게 된다. 역시 다른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국민들이 수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결국 기득권층의 욕심으로 힘없는 국민들이 목숨 바쳐 싸워야 한다는 점이 지금 이 시대에도 딱 들어맞는 이야기라 참 씁쓸했다. 어떤 나라는 식민지가 되고 터무니없는 불공정 계약을 체결하고 외부인으로 인해 아무 죄 없는 선량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원인 모를 질병에 걸려 죽기도 하고 인간의 욕망을 채우려면 죽음은 늘 뒤따라 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든다.📚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향신료전쟁 #최광용 #최광용작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