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점심>은 총 여섯 편의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모든 소설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모습을 담고 있다. 어떤 소설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이 떠오르고 어떤 소설은 무더운 여름이 떠오른다. 이렇듯 각 소설마다 사계절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의 사계절에 관해 떠오르게 만든다.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나는 개인적으로 첫 번째 소설인 <가벼운 점심>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십 년 전 나와 내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는 어느 봄날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갑작스레 나타나 펑펑 눈물만 쏟고 계신다. 과연 아버지는 그동안 어떤 삶을 살고 계셨을까? 왜 우리를 떠난 걸까? 아버지는 지금에서야 아들에게 자신이 아무 말 없이 떠난 이유를 말한다. 어머니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에게 있어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는 아버지. 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버지를 무조건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아버지의 오랜 고민 끝에 행한 선택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았을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니 모든 것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아니,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만이 오로지 아버지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였고 행복이었으니 나도 아버지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되었다. 절대 동의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뜻을 비로소 존중하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어머니는 아버지가 떠난 이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자식들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서만 떠안고 계셨다. 어떤 악조건에도 꿋꿋이 버텨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어머니의 존재는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투루라도 아버지에 관한 말을 꺼내지 않고 묵묵히 자식들에게 숨겨온 모습을 보니 자식들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하고 불편하겠지만 아이들이 상처받거나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이런 자세를 갖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결국 진실은 감춰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게 분명하니 성인이 되고 나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온 게 아닐까. 자신에겐 더 이상 이상적인 남편은 아니지만 자식들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아버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지 않았을까. 왜 작가님께서 많은 소설들 중 <가벼운 점심>을 제목으로 정하셨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소설이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하고 깊은 여운을 가져다준다.<가벼운 점심>의 소설들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홀로 외로운 계절을 맞이한다는 것. 하지만 신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듯이 그들은 외로운 계절 속에서 사랑을 꽃피우고 한 발자국 성장하며 계절의 고독을 느낀다. 장은진 작가만의 고독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소설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힌다.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시는 장은진 작가님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작가님의 이야기가 외로운 나에게 따뜻한 안부를 건네주는 것 같았다.📚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가벼운점심 #장은진 #장은진작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