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세탁해 드립니다 스콜라 어린이문고 29
원명희 지음, 서영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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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살펴본 인지부조화

 

인간은 인지의 부조화 상태에서 조화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시도한다. 그 사람이 두 가지 모순되는 인지요소와 부딪힐 때 인지적 불균형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은 심각한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므로, 이를 해소하여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된다.

행복세탁소에서 본 강하늘은 수학 시험지의 성적 결과를 보고 인지부조화의 불균형 상태에서 심리적 긴장감을 갖게 된다. 그는 이러한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성적 조작이라는 방법을 찾게 되었을 것이다. 성장기의 아동에게 자기합리화의 일탈행위는 종종 발생한다. 어쩌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진구와 그 또래아이들의 협박과 강요는 현실 속에서 부딪힐 수 있는 부조화의 모순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강하늘이 형태의 목발 형순이를 훔쳐 숨기는 행위는 이러한 인지부조화의 해소 과정이다.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조화롭게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 대안으로서 행복세탁소를 제시하고 있다. 미숙한 존재로서 강하늘과 성숙한 존재로서 형태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하여 작가는 세탁소를 그 간극을 메꿀 수 있는 매체로 제시한다. 세탁소는 현실의 심리적 긴장 또는 불행 요소를 단번에 녹여냄으로서 훌륭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세탁소의 할아버지는 전지전능한 신적 존재이며 모든 것을 통찰하는 작가의 시선, 또는 이 시대의 완성된 어른의 참모습이기도 하다. 어쩌면 완성된 어른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규범을 표상한 것일 수도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인지부조화로 인해 나타나는 아동의 심리상태를 현실적 상황에 맞게 재현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서를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작품 벽속의 아이들에서 거울 속에 비친 주인공 자아의 분열된 모습이 그러하며 벽 바깥의 세계에서 구세주가 나타나는 모습이 인지부조화의 해결책의 단서임을 보여준다. 어쩌면 강하늘은 이솝우화에서 등장하는 신포도의 여우처럼 인지부조화의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작품 무엇이든 세탁해드립니다는 미숙에서 성숙으로 성장해가는 청소년기의 인지부조화의 극복 대안을 잘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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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세탁해 드립니다 스콜라 어린이문고 29
원명희 지음, 서영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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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 추억의 숲을 달리는 느낌이다. 세 명의 다람쥐와 키 작은 할아버지, 형태 어머니와 진구 아빠, 이러한 등장인물은 그 시대의 우리 가족이 모습이다. 다 허물어져가는 상가의 재건축 건물에서 신장개업한 세탁소는 친근한 주변의 물상이기도 하지만 다소 낯선 흥미를 끌게 한다. 수학 시험지를 빨간 색연필로 조작하는 장면에서 순진한 나의 모습을 투영한다.

이 글은 아이들과 어른들의 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갈등을 세세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다. 입체의 소묘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보는 피카소적 관점이 돋보인다. 형태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캐릭터는 우리가 닮고자 하는 표상으로서 각인된다. 목발의 파란 이미지는 마치 피카소의 초기 작품의 테마와 흡사하다. 스토리의 전개 속에서 시간의 흐름이 다소 혼선이 있지만, 꿈과 죄책감, 플레이스테이션과 현실의 묘한 간극 속에서 의식의 흐름을 쫓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스트 적 기법이 살짝 엿보인다.

검은 줄무늬 고양이가 한쪽 다리를 끌며 간신히 문을 열수 있는 용기와 전학 오던 날 뒤집혀진 우산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 어긋난 행로를 암시하고 있다. 친구의 협박과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일어나는 두려움은 괘종시계라는 상징으로 표출되며 노란 물풍선은 씻어버리고 싶은 그 무엇을 나타내고 있다. 마침내 풍선이 터지며 물이 쏟아지고 마음에 응어리진 것이 해소되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극적 에피파니를 경험한다.

이 글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선한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성장소설이며, 육체적 장애 보다는 마음의 응어리가 더욱 심각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회소설이며, 동시에 무엇이든 세탁할 수 있다는 희망을 근간으로 아이들의 꿈을 담고 있는 판타지 동화이기도 하다. 첫 출판 작품인 벽속의 아이들에서 나타난 빛과 어둠, 도형들의 극한 대조는 두 번째 작품에서 색깔을 덧칠하면서 그 기법 상 흑백시대에서 칼라 시대로 넘어온 듯한 변화를 보인다. 작가의 이러한 성찰과 변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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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세탁해 드립니다 스콜라 어린이문고 29
원명희 지음, 서영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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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 추억의 숲을 달리는 느낌이다. 세 명의 다람쥐와 키 작은 할아버지, 형태 어머니와 진구 아빠, 이러한 등장인물은 그 시대의 우리 가족이 모습이다. 다 허물어져가는 상가의 재건축 건물에서 신장개업한 세탁소는 친근한 주변의 물상이기도 하지만 다소 낯선 흥미를 끌게 한다. 수학 시험지를 빨간 색연필로 조작하는 장면에서 순진한 나의 모습을 투영한다.

이 글은 아이들과 어른들의 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갈등을 세세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다. 입체의 소묘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보는 피카소적 관점이 돋보인다. 형태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캐릭터는 우리가 닮고자 하는 표상으로서 각인된다. 목발의 파란 이미지는 마치 피카소의 초기 작품의 테마와 흡사하다. 스토리의 전개 속에서 시간의 흐름이 다소 혼선이 있지만, 꿈과 죄책감, 플레이스테이션과 현실의 묘한 간극 속에서 의식의 흐름을 쫓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스트 적 기법이 살짝 엿보인다.

검은 줄무늬 고양이가 한쪽 다리를 끌며 간신히 문을 열수 있는 용기와 전학 오던 날 뒤집혀진 우산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 어긋난 행로를 암시하고 있다. 친구의 협박과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일어나는 두려움은 괘종시계라는 상징으로 표출되며 노란 물풍선은 씻어버리고 싶은 그 무엇을 나타내고 있다. 마침내 풍선이 터지며 물이 쏟아지고 마음에 응어리진 것이 해소되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극적 에피파니를 경험한다.

이 글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선한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성장소설이며, 육체적 장애 보다는 마음의 응어리가 더욱 심각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회소설이며, 동시에 무엇이든 세탁할 수 있다는 희망을 근간으로 아이들의 꿈을 담고 있는 판타지 동화이기도 하다. 첫 출판 작품인 벽속의 아이들에서 나타난 빛과 어둠, 도형들의 극한 대조는 두 번째 작품에서 색깔을 덧칠하면서 그 기법 상 흑백시대에서 칼라 시대로 넘어온 듯한 변화를 보인다. 작가의 이러한 성찰과 변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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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의 아이들 높새바람 34
원명희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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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하면 하늘을 올려보며 한숨짓듯이

우리의 아이들은 벽을 바라보며 소곤거린다.

그렇게라도 토해내지 않으면

그들은 두려움과 분노를 극복할 수 있을까?

 

벽 밖의 세상은 너무도 비굴하다.

똑 바로 말해, 네가 훔쳤지?”

아빠를 죽인 년

이런 말들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꽂힌다.

 

나는 교단에 서서

얼마나 순진한 아이들 가슴에

서럽도록 잔못을 박았을까?

또한 업신여기며 슬프게 했을까?

 

이 글의 전반부는

우리 어른들이 읽어야 할

특히 교단에 선 교사가 읽어야 할

부끄럽고 가슴 아픈 참회록이다.

 

절망의 나락에서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

희망의 포털이 열리듯 벽은 갈라지고

우리의 아이들은 웜홀을 통해

벽 속의 세계로 간다.

 

이 글의 후반부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4악장처럼

우리 어른들에게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구원을 얻고 희망의 세계로 인도한다.

 

벽 속의 세상은 혼자가 아니다.

말더듬이도 있고 손톱자국 가득한 아이도 있고

피아노 미술 학원에 지친 아이도 있고

엄마 같은 할머니도 있다.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소곤거림에

점점 벽 속의 세상은 위태롭게 되고

결국 이 모든 것을 구원하는 것은

남이 아닌 난희자신이다.

 

현존재, 이것과 교섭하는 주위의 세계

교섭은 관념이라고 본 하이데거보다

작가는 더 명확하게 을 형상화하여

이 세계와 저 세계에 희망의 끈을 연결한다.

 

세 번을 읽고 또 읽으면서

새끼손톱을 절반만큼이나 갉아먹었다.

다시 벽 바깥의 세계로 와서

명구와 소연이를 포옹할 수 있게 된 것

설핏 눈물이 핑~ 돌았다.

 

개미를 사랑하는 작가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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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의 아이들 높새바람 34
원명희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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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부족한 이 시대의 아동들에게 화합과 희망을 열어주는 웜홀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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