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현기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년은 도둑처럼 슬그머니 갑자기 온다

인생사에 이처럼 뜻밖의 일은 없다"

띠지에 적혀 있는 문구가 왜 자꾸만 되뇌이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버이날이라 엄마한테 갔더니 어느 새 이렇게 나이가 먹어버렸다는 말이 걸려서일까...

이렇게 저렇게 인생사 열심히 살았건만 노쇠한 몸만 남았다는 말이었을까...

​그럼에도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본인 스스로는 노인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다는 것이 느껴진다.

등단 41년 소설가 현기영의 3번째 산문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이다.

​2002년부터 2006녀까지 틈틈이 써오고 발표해온 산문 37편이 실린 책으로 늙음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인간으로서 소설가로서의 슬픔, 상실감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변화를 고스란이 느껴지게 한다.

노경에 접어들면서 '노경'은 늙어서 나이가 많을 때를 이야기한다.​

1941년생으로 이제 75세로 노년의 길로 들어선 소설가 현기영이 전하는 이야기가 아직은 노경의 길이 멀기만 한데 고스란히 전해지는 건 뭔지 모르겠다.

​웬지 부모님의 모습을 느껴서일지 모르겠다.

총 4부의 이야기로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때론 울컥하고 때론 웃으며 때론 엄마의 모습을 오버랩해보며 읽게 된다.

그리고 또 배운다. 곱게 늙고 싶다라고 이야기했지만 뭐가 고운지 모르는 내게 포기하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아직은 포기가 안 되는 것이 너무 많고, 욕심이 많으며 증오도 미움도 가득한 나이. 노경이 되어 이 모든 것이 포기가 되어 즐거움이 가득하다니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아둥바둥 매달리며 사는 지금, 절대 느낄 수 없는 일이지만 포기하는 대신 얻는 자유에 대해선 지금도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아이의 독서때문에 알게 된 <순이 삼촌> 이책에도 언급되어 반가웠다.

<순이 삼촌>은 4.3 사건이 발발한 지 삼십 년이 되던 해 여름에 쓰여진 것이라는데 저자 역시 그 당시 느낀 슬픔과 분노는 막연한 것이었다는데 책은 판금도 되었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보통사람도 읽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한다.

제주 산방산을 나도 참 좋아한다. 저자가 제주출신이라 제주의 이야기도 많은데 산방산에 대한 역사, 그리고 저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