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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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아이들과 강릉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강릉은 몇 번 갔지만 오죽헌을 찾은 건 처음이었는데 아이들이 아직도 가끔 오죽헌 이야기를 한다.

유난히도 신사임당의 그림을 좋아했던 딸아이는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집이 너무 좋았다며 이야기를 한다.

SBS<사임당, The Herstory>로 다시금 신사임당을 드라마로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사임당을 그리다> 책으로 먼저 만나 더욱 반가운 것 같다.

저자 정항교는 전 오죽헌시립박물관장이었다니 사임당을 진짜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여인인지라 사실 신사임당에 관한 자료는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없단다.

다만 사임당의 아들 율곡 이이가 남긴 것에서 조금 찾아올 뿐이다.

여인이라 하지만 시인이요, 화가요. 글씨와 그림은 물론 자수와 바느질까지 못하는 것 하나 없는 분이셨으니 현시대에 화폐에 실릴 수 있었으리라. 더구나 사임당은 효녀였고, 어진 아내였으며 7남매의 훌륭한 어머니였다.

자식을 7명이나 두었고 일찍 세상을 떠난 사임당이 유언으로 남편 이원수에게 새장가를 들지 말라고 했다는데 바로 새장가를 갔다한다.

계모는 포악했으나 율곡 이이가 인내하며 끝까지 깍듯이 모셔 마침내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나갔다고 한다.

 

 

 

책은 예술가 사임당에는 사임당의 참모습과 화가 사임당, 시인 사임당 그리고 어머니 사임당​으로 나누어져 있다.

화가 사임당은 초충도등 많이 봤던 그림들이 나와 익숙했지만 시인 사임당에서는 많은 시를 남긴 것은 아니지만 시댁인 서울로 올라와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시는 정말 다시 읽어봐도 가슴이 먹먹한 글이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 자식에게 정성을 쏟아서일까. 정말 떡잎부터 다른 아이였음을 알게 된다.

어린 나이에도 어머니를 본받아 효심이나 마음가짐이 남달랐음을 어른인 나도 배우게 된다.

열여섯 살 때 어머니 사임당이 돌아가셨다고 하니 사임당이 오래 장수하지 못함이 왜 이렇게 한스러운지 모르겠다.

율고 이이 역시 그토록 착하고 아름답고 슬기로운 어머니가 젊은 나이에 삶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는데 움막을 짓고 3년 살이를 다 한 뒤 <어머니 행장>을 지었다고 한다.

율곡의 한시를 다시 읽어보니 참으로 아름답다. 19세에 금강산을 1년 남짓 돌아보고 쓴 600구 3000마디의 <풍악행>을 몇 자 올려본다.

아득한 옛날 천지가 개벽하기 전

하늘과 땅을 나눌 수 없었네

음과 양이 서로 동하고 고요함이여

그 누가 기틀을 잡았단 말이가

만물의 변화는 자국이 안 뵈는데

미묘한 이치는 기이하고 기이해

하늘과 땅이 열리고 나서야

위와 아래가 나누어졌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들고 사임당을 그리며 다시 강릉 오죽헌을 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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