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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호텔 - 영혼과 심장이 있는 병원, 라구나 혼다 이야기
빅토리아 스위트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미국 최후의 빈민구호소로 불리는 라구나 혼다 병원, 아픈 이들을 대가 없이 돌보던 17세기 파리 시립병원의 후손격이며 프랑스에선 [신희
호텔]이라고 부릅니다.
저자 빅토리아 스위트는 라구나 혼다 병원에서 내과의사로 일했는데요. 처음엔 두달간만 머무를 생각이었다는데 라구나 혼다가 지향하는 인간
중심적 진료,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의 몸과 마음과 환경을 모두 돌보는 '느린 의학'에 매료되어 20여 년간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니 내가 그동안 경험한 병원과는 사실 조금 먼 느낌인데요. '느린 의학'이 과연 무엇일까요?
사실 라구나 혼다 병원은 말이 빈민구호소지 정말 오갈데 없는 노숙자나 극빈자 등 사회소외계층이나 알콜중독자, 치매, 뇌졸증 등 거동도
못하는 노인들이나 어려운 만성질화자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더구나 최첨단 의료장비는 고사하고 MRI하나 없는 노후한 시설이라는데요.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환자는 물론 의료진까지 치유가 되는 병원이 되었을까요?
요즘 우리나라도 의사들이 파업이다 휴진이다 해서 시끄러운데요. 과연 민영화가 옳은지 더 어렵게 되는건지 사실 우리는 잘 알지 못하잖아요.
100세 시대다 뭐다 해서 인생은 길어지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질병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으며 병원과 의사를 의지하게 하지만 병원과 의사는
우리를 환자로만 대할 뿐 차갑기 그지 없습니다.

미국은 의료 민영화로 병원비용이 우리나라 체계와 다를 뿐만 아니라 비용부담이 굉장하다고 들었는데 라구나 혼다같은 병원도 있다는 것이 더욱
놀랍고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떻게 환자를 치유하게 되는지 진실은 통한다는 말이 의료에서도 통하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커스티 선생의 훌륭한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처방해준다. 하지만 더 훌륭한 의사는 약국까지 환자와 함께 걸어가준다.
그리고 제일 훌륭한 의사는 환자가 약을 삼키는 것을 볼 때까지 약국에서 기다려준다라는 인도에서 말하는 훌륭한 의사, 더 훌륭한 의사, 제일
훌륭한 의사 이야기를 생각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아 정말 진짜 의사가 이런거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30분 이상 기다려 5분 진료하고, 입원환자 아침에 레지던트,인턴들 데리고 무슨 순례하듯 회진을 도는 우리 대학병원의 의사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지요.
비효율적인 일이지만 생명이 며칠 남지 않는 환자들에겐 생명이 불꽃이 되어 하루이틀 값진 생명이 연장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전혀 생각치 못했던 일들이거든요.
저자는 라구나 혼다에서 헌신을 배웠다고 합니다. 사정을 따지지 않고 환자들 속으로 스스로를 던졌다고 했습니다. 그전에는 그도 환자들에게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합니다. 의사와 환자 간의 관계는 결국 '관계'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합니다.
어떠한 발전된 의료 기술보다는 인간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