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유영규 지음 / 알마 / 2013년 6월

나날이 다양해지고 대담해지는 범죄뉴스를 보고 또 수사를 해서 범인이 잡히는 것을 보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궁금함이 일게 마련이다.

원래도 추리 소설을 좋아했지만 미드인 CSI를 너무 좋아하는 딸내미덕분에 과학수사라는 분야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책으로 보기는 처음인 듯 하다. 추리 소설과는 다른 실제 사건들의 사례를 다루어저인지 더욱 실감난다.

정말 지능적인 범죄가 많아지다 보니 과학수사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데 우리나라 과학수사가 또 이리 발전하고 대단해졌다는게 놀랍기도 하다.

미드인 CSI시리즈의 시청율이 올라갈수록 수사당국은 힘들다고 한다. 우리 일반일들까지도 법의학 지식이 많아지다 보니 범죄자들도 아는 게 많아 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인 이상 현장에 무언가는 남기게 되고 정말 아주 작은 흔적들을 남기게 되는데 현미경으로나 보이는 극미세 증거가 때론 범인을 잡는 결적정 한 방으로 작용한다.

딸들만 키워서 인지 한동안 데이트강간이라고 해서 떠들썩해서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무색,무취의 약물을 음료나 술에 탈 경우 색이 변하는 것으로 개발한다고 하니 기대할 만 하겠다.

처음 듣는 낯선 것도 많다. 스스로 자살한 것이지만 자살이 아닌 '자시색정사'도 그렇고, PCR기법으로 무정자에서도 DNA를 채취할 수 있다고 하고, 메세레르 골절이라고 하는데 교통사고나 충격등으로 남는 손상이라고 한다. 스너프 필림은 폭력, 살인, 강간 등의 모습을 담아 은밀히 유통시키는 필름으로 섹스 장면을 그대로 연출하고, 상대방을 죽이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하는데 정말 엽기적인 이야기고 남의 나라이야기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도 30여 년 전 일어났다니 쇼킹한 일이다.

책의 특징상 일반적인 단순 사건보다는 치밀한 과학수사가 요구되는 사건이 많다보니 잔인하기도 하고 사이코패스적인 범인의 이야기도 많다. 그렇지만 그 속에 역시 사람의 이야기는 눈길이 가고 마음이 애잔하기도 하다.

<서울신문>에 연재된 것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를 다듬고 보충해서 출간되었고 저자가 기자인데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더 나은 과학수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CSI 같은 미드는 잘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많이 알아 시시해서가 아니고 유쾌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나 또한 흥미진진하기는 했지만 심장이 오그라드는 장면이라든가 어두운 이야기는 이제 보고 싶지 않기도 하다.

저자가 과거를 성찰해 교훈을 얻듯 우리 사회에 일어난 법죄에 대한 이해를 넓혀 억울한 사람도, 안타깝게 은폐될 수 있는 죽음도 없애자는 취지는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쁜 범죄는 막아야겠지만 의외로 억울한 죽음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도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수사를 한 번 믿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