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이들의 임금을 공공기금으로 보조하게 되면 임금 수준이 바닥 모르게 처박힐 수밖에 없고, 그래서 결국은 원하든 원치 않든 빈민 구호세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 P254

뒷세대의 눈으로 보자면 자유로운 노동 시장의 임금 체제와 ‘생존의 권리‘ 라는 제도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것, 즉 임금을 공공 기금으로 보조하는 일이 계속되는 한 자본주의적 질서가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일일 것이다. - P258

스피넘랜드 법 아래에서 인민들은 예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어쩔 수없이 돌보아주어야 할 짐승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서들 온갖난관을 뚫고 스스로를 돌보라고 내팽개쳐진 것이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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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사막문명이 인류에게 많은 예지를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인류를 대결과 파멸과 오욕의 역사로 휘몰아 넣은 측면도 부인할 수가 없다. 그 가장근원적 가치관의 구도에 선인과 악인, 선과 악,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간의 우주적 대결(cosmic struggle)의 드라마라는 이원론이 자리잡고 있다. - P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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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동이나 토지가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그것들은 다름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 자체이며 또 사회가 그 안에 존재하는 자연환경인 것이다. 이것들을 시장 메커니즘에 포함한다는 것은 사회의 실체 자체를 시장의 법칙 아래 종속시킨다는 뜻이다. - P242

결정적인 핵심은 다음과 같다. 노동 · 토지·화폐는 산업의 필수 요소이며, 이것들도 시장에서 조직되어야 한다. 사실 이 시장들이야말로 경제 체제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을 형성한다. 그러나 토지·노동·화폐는분명 상품이 아니다. 매매되는 것들은 모두 판매를 위해 생산된 것일 수밖에없다는 가정은 이 세 가지에 관한 한 결코 적용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상품에 대한 경험적 정의를 따르면, 이 세 가지는 상품이 될 수 없다. 노동이란 인간 활동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인간 활동은 인간의 생명과 함께 붙어 있는 것이며, 판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게다가그 활동은 생명의 다른 영역과 분리할 수 없으며, 비축할 수도 사람 자신과 분리하여 동원할 수도 없다. 그리고 토지란 단지 자연의 다른 이름일 뿐인데, 자연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화폐는 그저 구매력의 징표일 뿐이며, 구매력이란 은행업이나 국가 금융의 메커니즘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어떤 것도 판매를 위해 생산되는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 · 토지 · 화폐를 상품으로 묘사하는 것은 전적으로 허구이다. - P243

시장 메커니즘을 노동 · 토지 · 화폐라는 산업 요소들에까지 확장하게 된 것은 상업 사회라는 틀에 공장제를 도입하면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현상이었다. 산업 작동에필요한 요소들이 판매되어야만 했던 것이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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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사회에 대한 최근 연구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면, 인간은 한결같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여러 천성적 자질들은 시대와 장소를 넘어서 모든사회에 고루 나타나며, 인간 사회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도 변함없이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 P184

넓게 보자면 우리에게 알려진 바의 서유럽 봉건제가 끝나는 시점까지 존재했던 모든 경제 체제들은 상호성원리, 재분배원리, 가정 경제의 원리 혹은이 세 가지 원리의 조합을 통해 조직되었다는 것이 이 장의 논지이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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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이었던 체제는, 전면전은 극도로 엄격하게 방지하는 반면 국지전은 끝없이 벌어지게 내버려두면서 그 가운데에 평화로운영리 활동이 벌어질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것이 그 본질적 성격이다. - P117

이렇게 볼 때에 실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수수께끼는 여러 나라의 외교 정책이 어째서 19세기 말경 다시 무역과 연계되었는가가 아니라, 오히려19세기 초에서 말까지 자국 무역의 이해를 보호해야 한다는 관심이 사라진 휴지기가어째서 나타났는가이다. - P133

사실 1930년대에 나타난 거대한전환도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려는 1920년대의 노력이 실패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 P139

실로 그시대의 모든 나라 모든 계급 모든 이름의 종교와 사회철학이 함께 받아들인유일무이의 교리가 있었으니, 이는 국제 경제 체제가 작동하는 데 금본위제는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당시 인류는 자꾸 무너져가는 스스로의 존재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몰두해 있었거니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금본위제에 대한 믿음은 그러한 삶의 의지가 한사코 붙들고자 했던 실재였던 것이다. - P144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의 차이점은명백하다. 전자는 여전히 19세기 유형에 충실한 것으로서, 단순히 세력 균형체제가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터져나오게 된 강대국들 간의 갈등에 불과한것이다. 하지만 후자는 이미 전 지구적인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대격변의 한부분인 것이다. - P151

이렇게 이익이라는 동기를 한 문명 전체의 기초로서 작동하게끔 만든 메커니즘은 그 효과 면에서 실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므로, 아마도 순식간에지구의 일부를 뒤덮어버린 가장 거친 종교적 열광의 폭발 정도만이 그에 비견될 것이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온 인간 세상이 그 메커니즘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 앞에 무릎꿇고 말았다. - P153

어떤 경향이 궁극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 그 경향으로의 진보 속도를 늦추어보려는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증거가 된다는 말인가? 그러한 조치들은 실제로 그러한 변화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바로 이렇게 속도를 늦추는 것이야말로 그러한 조치들의 진정한 목표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인가? 어떠한 방향으로의 발전을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을지언정 그렇다고 해서그것이 전혀 아무 결과도 낳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떨 때는 변화속도가 변화의 방향 그 자체만큼 중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이란 우리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지만, 그러한 변화에어느 정도 속도를 허용할 것인가는 우리의 뜻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 P170

기계에 의한 생산이 상업 사회에서 일어나면, 현실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적 · 자연적 내용물이 상품의 형상을 뒤집어쓰게 된다는 실로 엄청난 변화가 벌어진다. 기괴하게 들리겠지만 다음의 결론을 피할 도리가 없으며, 이를 완곡히 말해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이러한 장치들은 심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인간의 상호 관계가 마디마디 끊어질 수밖에 없으며, 인간이 삶을영위할 자연환경도 반드시 쑥밭이 될 수밖에 없음이 명명백백하다는 것이다. - P179

19세기 내내 학문의 이름으로 지겹게울려퍼졌던 주문(呪文)의 염불과는 달리, 교환을 통해 이익과 이윤을 얻는다는 동기가 인간의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시장이라는 제도는 후기 석기 시대 이래로 아주 일반화되었지만, 경제생활에서 시장이 부수적인 역할 이상을 차지한 적은 결코 없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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