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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는 핑크
스콧 스튜어트 지음, 노지양 옮김 / 다산어린이 / 2021년 4월
평점 :
진한 파랑색 바탕에
평범한 남자아이가 서 있습니다.
이 남자아이의 그림자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핑크색의 모습인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일까요?
달라도 괜찮아!
사회가 정한 '남자답게 / 여자답게'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내 그림자는 핑크
스콧 스튜어트 글 그림 / 노지양 옮김
다산 어린이
나의 아빠를 비롯해 집안 남자들의 그림자는
모두 파란색이지만
나의 그림자는 조금도 파랗지 않아요.
심지어 남들과 다른
나의 분홍색 그림자가 좋아하는 것은
유니콘, 공주, 요정 등
남자용이 아닌 것들이지요.
조금만 기다리면 파란색 그림자로 변할거라는,
다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아빠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분홍색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날까
조마조마한 나
그러던 어느 날 새학기가 시작되고
내 모습 그대로 나의 그림자와 함께 학교에 간 날
친구들의 시선에서 '나와 다름'을 느끼고
소년은 상처받고 좌절하게 되는데..
《내 그림자는 핑크》는
사회가 정의하는 '남자답게 / 여자답게'를
벗어났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나와 똑같은 그림자라는 소재를 이용해
가볍지만 또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어요.
"남자가 이게 뭐가 무서워"
"여자는 좀 얌전해야지"
살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이고
지금의 저 역시 아이들에게
아무 꺼리낌 없이 툭툭 내뱉었던 말이기도 한데
이 그림책을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고 정의된
딱 두가지의 틀에만 갇혀 아이를 판단하고
그것을 벗어나면 나도 모르게
'다른 것=틀린 것'으로 인식했던 것 같아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이 받은 상처와 좌절을 이겨내고
자신의 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해나가는 과정이
그림책 뒷부분에 이어졌는데요.
이야기의 첫 부분 등장했던
주인공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파라디 파란 그림자를 가진 아빠(주양육자)가
소년의 본모습을 인정하고
다름을 수용해주는 부분은
또 다른 울림을 전해주더라구요.
"이 세상에는 널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널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거야
널 좋아하는 사람은
너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될거야"
"만약 누군가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손해지"
실제 이 책의 작가인 스콧은
엘사 인형을 좋아하는 아들 콜린 때문에
《내 그림자는 핑크》를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파란 그림자의 아빠가
'분홍 그림자는 너'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덤덤하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는
참 마음 깊이 박히더라구요.
생각보다 작은 것 하나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의 아이들
좋은 어른, 좋은 사회,
올바른 가치관이 담긴 좋은 책들을 만나
나를 또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남자다움, 여자다움으로 구분 짓기 보다는
'나다움'을 존중받고 이해받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네요.
깊이있는 주제를 그림자를 통해 이야기하며
양성 평등의 시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키워주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그림책
《내 그림자는 핑크》
아이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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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어린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