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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한 형태
아멜리 노통브 지음, 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 2011년 6월
평점 :
이 소설은 작가와 팬이 주고받은 편지에 중간 중간 작가의 생각을 곁들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작가’의 이름은 바로 아멜리 노통브이다. 그래서 인지 책을 읽으며 정말 아멜리 노통브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바로 그 점이 허구임에도 리얼리티를 높여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
그녀의 소설에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그녀의 문체는 간결하다. 그리고 간결함에도 가볍지 않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느끼는 본연의 심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은 무거운 주제들을 기발한 아이디어와 통쾌한 문체로 써냈기 때문에 그녀가 쓴 많은 소설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도 역시 그렇다. 역시 간결하고 통쾌한 문체는 기본 바탕이다. 여기에 병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현대적인 병인 비만을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켜 미군문제, 은둔하는 인간 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의 심리를 통해 작가 자신의 심리도 성찰한다.
그동안 작가 지망생인 나는 아멜리 노통브라는 대단한 소설가가 글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는 아멜리 노통브가 자신의 심리를 성찰하는 부분이 나와 있어서 좋았다. 특히 한 소설가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소설가로 산다는게 끔찍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왜 아니겠어요. 나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라고 소설 속 아멜리는 대답한다.
또한 글 쓰는 고통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신경안정제를 복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소설가에게 아멜리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글을 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에요. 작가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건 글쓰기와 연관된 불안감 때문이죠.”
글을 쓴다는 행위는 그녀에게도 스트레스이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일인가보다. 그럼에도 아멜리가 계속을 글을 쓰는 이유는 그 일을 즐기기 때문이다.
아멜리는 “나에게 언어란 가장 차원이 높은 현실이란 말이야.” 라고 말하면서도 그 뒷부분에서는 “글을 쓰기 시작한 때부터, 네가 추구하던 게 뭐였니?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열렬하게 바라던 게 뭐였냐고? 너에게 글을 쓴다는 건 어떤거지?” 라고 말한다. 아멜리는 67권이 넘는 소설을 썼다. 하지만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서는 대단한 아멜리라고 해도 한마디로 말할 수 없나보다.
이 소설은 마치 정말 아멜리 노통브가 독자가 보낸 편지 내용을 모티프로 해서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내용은 허구이다. 그렇지만 허구임을 알고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멜리 노통브라는 존재, 멜빈 매플이라는 존재를 생명의 한 형태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