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훈구 지음 / 이야기(자음과모음)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책은 절판되어 구해보지 못했지만, 인터넷 기사를 통해 최근 알게 된 사건이다.
2001년도경이니 지금 이은석씨는 거의 40이 다 되어가는 나이가 되었겠다.
이사건의스토리를 읽으면서 내내 솟구쳐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다.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토막을 내어 유기한데 대한 분노가 아니다!
바로 그의 부모에 대한 분노였다.
백번 천번 죽어도 좋을 인간들!! 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 어린 아이가 태어나면서 어린시절부터 받았을 상처와 결핍과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최근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 만큼이나..
어떤이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본인의 잘못이지 않냐고?
물론 살인을 한 것이 아무 잘못도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런 비슷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식들이 모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어린시절부터 한 톨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억압받고 상처와 두려움으로 점철된 성장과정속에 있었다면, 그런 원인을 제공한 부모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이런 경우는 부모가 없는 편이 훨씬 낫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중산층 가정에서 부모덕에 명문대까지 진학한 지극히 평이한 인생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적 고통과 불행은 겪어보지 않고 함부로 말하기는..상상할 수 없을 지경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그를 판단할 자격이 없다.
재판장에서 미안하다고 한마디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냐고 절규하는 그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눈물바다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런 부모를 만나지 않고 평범한 부모를 만났더라면, 그는 아마 성실하게 제 몫을 하는 사람으로 잘 성장했을 사람이다.
혹자는 그래도 그렇지.. 제 부모를 짐승 다루듯 그렇게 토막을 ...이라고 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그가 어린시절부터 부모에게 받았던 것을..
그의 부모가 그에게 따뜻한 인간적인 한톨의 사랑도 주지 않았고, 자신들의 추악한 에고를 만족시키는 도구로밖에 자식을 대하지 않았는데, 그가 어떻게 인간으로서의 부모에 대한 애정을 가질수 있겠는가?
인간들은 자신들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않는 동물들은 잘도 도살한다.
심지어 송아지 고기가 더 연하니..하며 그들의 새끼까지 잡아먹는다.
개는 패죽이면 고기가 더 연하다고 잔안하게 패죽여서 가죽을 벗기고, 살집은 명칭까지 붙이면 도려낸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그런 잔인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숭고한 듯이.. 이런 사건을 보면 도리질을 친다.
얼마나 웃기는일인가?
그의 부모라는 인간들은 내가 보기엔 백번 죽어도 할 말없는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이다.
짐승도 제 새끼는 보호할 줄아는데,
무늬만 인간이지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들이다.
다만 무슨 업보인지 그들의 지식으로 태어난 이은석씨가 불쌍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부디 지난날의 과보로부터 자유롭고 평안한 마음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