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뉴스 기사 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장애는 늘 '극복'해야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그려지곤 했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이고, 늘 자신의 한계로 인하여 우울과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박찬종 님은 달랐다. 그는 큰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게 되면서 후천적 장애인이 되었다. 수년동안 자전거로 출퇴근을 할 정도로 자전거 매니아였던 그에게 다리를 잃는 장애는 어떤 의미었을까. 게다가 그는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이기도 했으니... 처음에는 그도 갑작스러운 시련에 좌절하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는 그토록 사랑하던 자전거를 다시 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그 누구보다 재활에 힘썼고, 지금은 놀랍게도 패럴림픽을 목표로 부지런히 훈련중인 자전거 선수가 되었다.
그가 보여준 긍정의 힘, 그리고 회복 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좌절하기보다는, 바뀌지 않을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잘 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신의 장애를 활용하여 우리 나라의 장애인이 처한 현실을 널리 알리고 이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그를 사랑하는 가족, 특히 아내분의 도움이 컸다.
읽으면서 울다가 웃다가 했다. 그가 겪었던 정신적 신체적 고통들에 대한 묘사를 읽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힘든데 당사자는 어땠을까. 가족분들에 대한 장에서는, 당시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자의 마음 그리고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전달되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다가도 훅 들어오는 암살개그를 책 여기저기서 만날 때면 조심스러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런 개그를 할 정도의 분이시라면 앞으로 만날지도 모를 시련도 툭툭 털어버릴 수 있을거라는 안도감도 함께...
우리나라 장애인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라 매우 놀랍고 또한 답답했다. (장애인은 일반 주차 구역에서는 차에서 타고 내릴 수조차 없다니.. 나의 무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살면서 장애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주변에 장애인이 없었기도 했지만,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난 적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외부 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은 물론이고, 대중교통을 비롯한 각종 사회 환경들이 모두 비장애인 위주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이 책은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다. 낙담하며 주저앉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그 누구보다 삶을 충만하게 살고 있는 그를 응원한다. 박찬종 님과 그 가족분의 앞길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