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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알바 인생 ㅣ 저학년의 품격 16
류미정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딱지 / 2024년 5월
평점 :
뽀글대는 파마 머리
호기심 가득 서린 두 눈망울.
실감나는 알바 인생이 그려진 표지 속 주인공,
열 살 승우는 ‘어쩌다 알바 인생’을 살게 된다.
“인생은 한 번뿐, 하고 싶은 일 모두 해요.”
어느 날, 집으로 향하던 승우는 길에서 우연히
싱어송 라이터 아저씨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는다.
위 노랫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딱 한 번뿐!
승우는 우연한 계기로 우연한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작곡가가 되려면 음악 학원에 등록할 학원비가 필요한데
하루에도 여러 번 꿈이 바뀌는 아들의 가벼움에
십오만 원을 덜컥 내어줄 엄마가 아니다.
모르는 것이 없는 친구 구호에게 최저 시급까지 듣고 나니
설거지 한 번에 이백 원밖에 주지 않는 집에서 알바를 하는 건
더더욱 시간을 허비하는 일일 뿐.
승우의 알바 대작전은 그때부터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이 책을 쓰신 류미정 작가님은 꿈에 대한 확신이 없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더불어 경제관념
없이 돈을 함부로 쓰는 친구들에게 돈의 소중함도
알려 주고 싶으셨단다.
언젠가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창함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이들을 오래 지도하면서 그 거창한 어감 때문에 쉬이
자기 꿈을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친구들도 봤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회이지만 정작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어떤 때 즐거운지 그것을 깨다는 ‘참맛’을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물론 그것이 매운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반드시 이루고 말 것이 ‘꿈’이 되어도 좋고
내일 당장 하고 싶은 것이 ‘꿈’이 되어도 좋고
지금 바로 먹고 싶은 것이 ‘꿈’이 되어도 좋다고 말해 주고 싶다.
꿈이 주는 무게감에서 벗어나
승우처럼 어떤 것이든 꿈을 꿔보라고
도전해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승우는 하루에도 몇 번씩 꿈이 바뀌는 아이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바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주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진솔된 자기 마음을 헤아리고
온갖 방면으로 최선을 다해본다는 것.
나를 위해 우선으로 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내 마음의 텃밭을 잘 가꾼 아이들이
다른 사람 마음까지 잘 보듬을 거라 믿는다.
‘어쩌다 알바 인생’이 ‘어쩌다 꾼 꿈 이야기’로
들렸지만 그 ‘어쩌다’는 내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해졌다.
지금 열심히 꿈을 꾸고 있는 아이,
꿈이 없어도 언젠가 꿈이 생길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어쩌다’여도 ‘어쩌다’였어도
네 마음에 생긴 모든 변화는
모두 아름다운 성장일거라고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