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청록색] 우리집 착한 재무주치의
에듀머니 지음 / 이콘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계부를 쓴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전에는 돈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흥청망청 쓰기만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러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삶을 계획적으로 바꿔 힘들게 번 돈을 술술 빠져나가게 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살림을 하는 주부도 아니었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았기에 가계부라는 것은 뒷전이라 빼먹기가 일쑤고 의미 없이 그저 적어나가기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인터넷 가계부를 알게 되었고 인터넷으로 가계부를 쓰다 보니 종이에 적는 가계부에 빼먹는 날이 많아지고 전제적인 흐름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소한 부분을 적을 수가 없는 것이 답답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어 올해는 정확하게 적고 인터넷 가계부로 통계를 내자는 혼자 생각에 캐시 북 이라는 노트를 샀다. 하지만 사이즈는 생각보다 작았고 의무적으로 들어오고 나간 부분만 적게 되어있어서 마치 용돈기입장 느낌이 강했다. 이제는 한 가정의 돈의 흐름을 책임져야 하는데 한 달씩 정리해보고 적어 낼 수 있고 그것을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윤경 씨를 전부터 TV에서 많이 봐왔었고 그녀의 책들도 반 이상은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시스템 가계부라는 것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프랭클린 다이어리처럼 그달 그달 쓸 부분을 다이어리에 따로 담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반대로 한 달 사용한 것을 그 옆에 검정 보관파일에 담아놓으면 전체적인 흐름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리고 매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같은 스타일로 쓰다보면 익숙하기도 하고 체크해야 할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모아놓은 부분들을 비교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던 가계부에 지출일기를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손으로 쓰는 가계부는 이런 거 샀을 때 후회했다. 뭐 이런 식 으로 다음에 지출습관에 대해 계획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후회하는 지출습관은 빨간색으로 표시하면서 ‘다음에는 이거 사먹지 말자’ 등 잊어버리기 쉬운 부분들도 적어놓으니 많은 도움이 됐다.

 

사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무 설계 부분이었다. 나와 배우자 자녀들의 나이를 체크해 보면서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보고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몇 살까지는 무엇을 하자 등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몇 일만에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가 힘들어 틈나는 대로 추가하고 다듬어 가면서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큰 틀을 정해놓는다면 자신이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관리를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이 생겨 좌충우돌 하는 시간들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가계부로 생각한다면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고 겸용인 다이어리로 보자면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일 년을 계획하고 가계부와 다이어리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개인적인 바람은 올해 처음 시스템 가계부가 나온 것 같은데 다이어리 자체는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속지와 보관하면서 사용하는 검정색 파일은 매년  별도로 판매한 다면 좋을 것 같다.

 

-가계부를 쓰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무작정 카드로 과소비를 할 때와는 다른 안정적이면서 뿌듯한 그런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모든 절약의 시작인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놀라 돈을 쓸 때 생각하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습관이 되어서 돈을 써야할 곳에 쓰고 조금 아끼고 모으는 그런 기본적인 자세를 갖고 싶다.

 

2009.01.botong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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