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 제대로 읽기 - 여자가 원하는 연애, 패션, 싱글 라이프의 모든 것
재닛 맥케이브 외 지음, 홍정은 옮김 / 에디션더블유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몇년전 on style에서 해주는 [섹스 앤 더 시티]를 처음 접하고 나서 저녁 10시 이후에는 이드라마를 보기위해 늘 설레였었다. 그러던 중 중국을 가게되었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 타국에서의 생활까지 생각보다 너무 심하게 남는 시간에 어찌할바를 모르던때 구입한 것이 시즌6까지의 DVD였다. 나의 타국생활에 여러모로 무료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 도움을 주고 특히 시즌6에서 캐리가 파리에 가서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부분은 마치 내 입장같아 여러번 돌려보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섹스 앤 더 시티]란 여자들의 삶과 친구를 대변해 주는 역할이다. 함께 웃고 고민을 해결하고 울기도 하면서 같이 나이먹어가는 과정이었다. 여자들이 원하는 연애에 대해서도 패션에 대해서도 그리고 누구나 꿈꾸는 싱글들의 삶에 대해서도 여자들의 삶의 모든것이 공존하는 드라마였다. 한때 미니홈피에 네명의 사진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에 관한 것들이 많이 스크랩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캐리는 아무래도 가장 꿈꾸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보그와 신문에 섹스와 남녀관계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슈즈홀릭에 옷차림도 가장 멋스럽고 믹스앤 매치를 잘해서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는 특별히 입을 일이 없는 그 멋진 드레스들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현모양처가 꿈이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야무진 샬럿은 털털한 나에게 이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느낀 캐릭터였다. 덜렁거리는 나를 잘 챙겨줄 정도로 꼼꼼하면서도 사소한 부분까지 잊지 않고 챙겨주는 친구다. 좀 귀찮고 뭐 저런것까지 신경쓰나 싶지만 은근히 귀여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다. 고전적인 외모와 거기에 걸맞는 옷차림으로 브랜드로 치면 그녀는 정석인 랄프로렌과 샤넬이 생각난다.

 

미란다는 변호사답게 냉소적이고 남성적인 면이 강하지만 책임감이 있고 성공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딱딱한 정장차림이 주를 이루고 있고 솔직하고 톡톡 쏘는 말투 때문에 은근한 웃음을 자애냈던 캐릭터였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어 시즌6에서는 감동적인 모습이 많이 비춰진다.

 

아마도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사만다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사만다가 없었더라면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남녀관계에 대한 팁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가 그냥 흘리는 말에도 배울점이 많았으니 그녀는 분명 성에 있어서 거의 선생님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를 통해 남자들의 심리를 이해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하게 표현해내는 부분들이 어찌나 내숭없고 통쾌하고 거기에 가장 많은 웃음을 자애내게 한 캐릭터..누구보다 대범해서 아마도 즐겁기도 했고 가장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사만다였다.

 

책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글들도 있었고 또 여자입장에서 [섹스 앤 더 시티]의 팬인 사람이 주위에서 이 드라마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늘 멋진 남자들이 등장하고 돈많고 매력이 넘치지만 위험한 남자 빅과 편안하고 따뜻한 안정감을 주는 남자 에이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리를 나쁜 남자에게 끌리게 되는 판타지를 연출했다고 한다. 드라마를 볼 때는 그저 마냥 좋기만 했는데 이렇게 여러사람들이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이 드라마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에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뉴욕에서는 [섹스 앤 더 시티]는 환상이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마놀로블라닉을 신고 그런 아파트에서 살려면 상류층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낮에는 웨이터로 일하고 저녁에는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펼친다는 이야기였다. 뉴욕의 집값은 너무 비싸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게 소리였다. 그리고 이책에서도 뉴욕에서 변호사나 홍보회사 일을 하면서 브런치를 친구들과 같이 하는 일은 힘들다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사실적인 부분보다는 그들의 성과 우정, 그리고 패션에 관한 것에 집중하면서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들은 아마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싶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기억에 남고 캐릭터 하나하나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4명을 제외하고도 정말 많이 등장한 남자들을 보면서 다양한 남자스타일을 접할 수 있었고 저런 게이친구라면 정말 좋겠다싶은 귀여운 게이도 생각나고 시즌6에서 사만다의 연하남으로 나오는 남자를 보면서 저렇게 기다려 줄줄 아는 남자를 만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하는 상상에 빠진적도 있었다.

 

왠지 에피소드가 끝나고 이번 영화까지 보면서 단숨에 본 [섹스 앤 더 시티]지만 같이 나이먹어가는 기분이 들고 또 그 짧은 메세지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인생을 보게되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에게 맞추어 상상해보기도 한다. [섹스 앤 더 시티]는 나에게 그냥 한번 보고 웃고마는 드라마가 아니다. 늘 생각날때면 추억을 더듬듯이 꺼내보게 되는 이야기 보따리고 어느날은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물론 이책에서 제시하는 여러가지 편파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단순히 성, 패션, 우정등 그것들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팬이 되기에 충분한 모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8.07 botong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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