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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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여름방학 때 매일 하루에 2편 이상씩 보며 2개월간 약 80여편의 영화를 섭렵했던 시절이 있었다. 근근히 책방 알바만 해가며 공부도, 자기개발도 하지 않고 오로지 방에서 드문불출하며 영화만 봤던 그 시절의 기억. 부모님은 한숨을 푹푹 쉬며 한심스럽게 생각했겠지만 나에게 그 시절의 기억은 무엇인가에 미쳐있던, 온 열정을 바쳤던 젊은 날의 소소한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매주 1편 이상은 꼭 영화를 챙겨보고 영화관 vip 등급도 유지해가며 나름 영화인의 삶을 유지해갔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진 뒤에는 영화관을 가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도 멀어져버렸다.

물론 요즘엔 집에서 리모콘 버튼 한번으로 영화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지만, 나는 왠지 영화관에서 관객들과 함께 큰 화면에 빵빵한 스피커로 영화를 보고 같이 호흡하는 그 느낌이 좋아서, 혼자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뭔가 재미가 없다고나 할까, 여튼 그랬다.

이렇게 영화에 대한 갈망은 있지만 어떤 영화를 어떻게 봐야할지 몰라 방황하던 중, '김시선'이라는 영화 전문 유튜버가 영화에 대한 책을 썼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바로 읽어보았다.

김시선은 무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화계 최고의 유튜버다. 영화 유튜브로 100만이라니! 10만 유튜버도 어려운 요즘 100만이라는 숫자는 그 사람이 얼마나 유명하고 좋은 영상을 제공하는 유튜버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에는 김시선이 어떻게 영화를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영화에 미쳤으며, 영화 유튜버라는 직업을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가 좋아하는 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었다.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귀여운 일러스트도 그려져 있고, 또 내가 보지 않았던 옛 영화들이나 숨겨진 명작들, 그리고 유명하고 잘 알려져있는 인기작들의 숨은 비하인드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200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에 영화를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사람이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만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가볍게 읽기 좋은 영화 에세이같다. 다 읽고 나니 왠지 갑자기 영화관에 가고싶어졌다.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서 전처럼 사람 많은 영화관에 거리낌 없이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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