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아사이 마카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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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할 만한 소설입니다. 본문이 전혀 안그래보여서 앞머리에 추가...

기분이 몹시 드러워지는 소설. 연애소설인 척 해놓고 본격 시대극인데, 흔히 안 나오던 시대라서 처음 1/3까지는 읽기가 엄청 어려웠다. 주석도 무지막지하게 길다.
메이지유신 직전의 막부 끝의끝의끝 시기라 아무래도 조선 생각이 계속 나서 일단 좋은 감정은 안 든다. 주인공 진영(?)이 양이지사에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대화로 요시다 쇼인, 가츠라 코코로 같은 이름들이 나오기도 하고...
민족적인 악감정을 배제하고서라도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어려운 게, 그래서 존왕은 뭐고 양이는 왜 하려는건데 싶다가, 농민 봉기 부분은 아니 세금을 6할이나 걷는 미친 사또(번주) 부터 족쳐야지 왜 둘이 편먹고 중앙으로 대뜸 올라가는건데 했다. 문화 차이인가?
이 와중에 제일 갑갑한 건 역시 서술자. 아니 이럴거면 왜 결혼했어... 심지어 알고 감. 뭐 이부분은 딱히 옛날 결혼 문화가 일본만 그런 건 아니었으니 그나마 그러려니 한다.

읽으면서 중심 인물들의 심리가 다 이해가 안되는 와중에 시대 배경도 워낙 낯설었어서, 편집자 주에 씌여있던 것처럼 두 번 째 읽을 때 훨씬 좋을 소설일 것 같긴하다. 놓친 부분들을 다시 읽으면서 발견하고 싶기도 하고. 근데 과연 한 번 더 읽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배경이 워낙 스펙터클해서 책장은 한 자리에서 후루루룩 넘어가긴 하는데 넘어가는 책장 속도에 비례해서 기가 빨리는 기분이라...

+) 그간 일본 컨텐츠에서 가끔 접했던 와카는 한국어 번안판이기 때문에 운율의 묘미를 느낄 수 없어서, 두 줄 짜리 시구가 어느 점이 운치있는걸까 궁금했다. 그런데 이 소설 중간중간 삽입된 와카를 보면서 비로소 와카가 주는 감성을 조금 전달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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