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 편애하는 마음과 인문학적 시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을 읽으며(잘 알지 못하는 철학자였고 책 내용이 결코 쉽지도 않았던 것 같고 무슨 계기로 그 책을 집어들었는지도 희미한데, 읽다가 문득문득 뭉클했던 기억만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이런 사람이 쓰는 인문, 철학 서적이라면 두말않고 사도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우치다 타츠루가 '편애하는 마음으로' 써낸 하루키 책이라니, 이토록 흥미로운 조합에 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래도 하루키 씨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나요?' '어떤가요? 하루키 씨 소설 대단하지 않나요?' '이 생각은 하루키 씨를 비평하는 누구도 한 적이 없는, 내가 처음 해낸 생각이라고요!' 책 곳곳에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는 하루키에 대한 '편애하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지극히 주관적인 하루키 론을 읽고 있으니 내가 미처 읽어보지 못한 하루키 소설들로부터 위로받고 있는다는 느낌마저 든다. 전문 번역가 이기도 한 저자는 번역 작업을 '작가의 머리에 나의 신체를 이어붙이는 일'이라고 표현했는데, 하루키의 소설을 빌어 이야기하곤 있지만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와 연결돼있다는(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저자 자신의 신체를 관통해 울려나오는 그가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서일까. 독자를 세상 저 편에 있는 누군가와 연결시켜 주는 데 있어서 우치다 타츠루 씨는 누구보다 탁월하고 섬세한 능력자이다.

아기자기 심플한 표지마저 내 취향이어서 받자마자 만족했는데 읽어보니 역시나!...지성도 감성도 충만하게 담긴 매력적인 책이다. 하루키 팬이라면 강력 추천! <또한번,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계속 이어지는,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시리즈는 당연히 내어주셔야 합니다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 그러자면 먼저 하루키 씨가 상당히 부지런히 소설을 써주셔야겠군요..저 또한 편애하는 마음이 되고 말았습니다.^^

* 리뷰 제목은 이 책의 맺음말 제목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논한다는 유혹적인 즐거움'에서 빌려왔습니다. 별것 아니지만 베낀 건 베낀 것이므로
* 이 책 부제, 출판사에서 편집자께서 붙이신 건가요? 아주 딱입니다! 우치다 타츠루 씨가 직접 붙이신 거라면 과연!! 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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