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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 ㅣ 그래 책이야 65
조현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로 판타지 이야기가 가미된 창작동화라고 생각했고, 줄거리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권했던 책이다.
잇츠북어린이의 그래, 책이야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는
읽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 따끈따끈한 신간을 받자마자 단숨에 빠져 읽는다.
독서 후, 오랜만에 독서록도 써주는 아이!
주인공 루아가 자신의 부모님의 독특하고 이상한 점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부모님을 로봇 같다고 생각하게 되고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로봇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두려움에 떨지만
그래도 자신의 부모님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 아이의 독서록 중 -
아이의 후기를 읽어보는데.. 응? 이게 무슨 얘기지? 여우 얘기가 아닌가?
아이의 독서록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사실, 꼬리 아홉 여우]를 펼쳐 읽어보기 시작했다.
과거 초등시절 가족을 바라보며 엉뚱한 상상을 한 경험이 많았던 나였기에,
주인공 아이의 알아차림이 혼자만의 착각, 상상이라고 생각했고, 뭔가 부자연스러운 끝맺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앗! 이건 미래를 가족의 재구성으로 봐야 할까?
먼저 책을 읽은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니 아이는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고,
나는 나의 자동적인 생각으로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닌 엉뚱한 곳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다.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느껴진다.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부모를 만나게 되어 케어를 받으며
느끼게 되는 주인공 아이의 심리묘사를 통해
아이를 제대로 키워주지 못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로봇 부모를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
왠지 씁쓸하고 안타까운데,
점점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분위기에 자신이 낳은 아이를 돌보지 않는 어른들 탓에
자신을 지지해 주고, 보살펴주는 보호자 없이 외롭게 자라게 되는 아이들을 생각했을 때,
인공지능이 가미된 로봇 부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단순히 재미있게 읽히는 창작동화가 아닌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사실, 꼬리 아홉 여우]!
그래, 책이야의 65번째 이야기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