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페미니즘
코트니 서머스 외 지음, 켈리 젠슨 엮음, 박다솜 옮김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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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페미니스트였다고 생각했지만 나 스스로도 이게 내 생각인지 사회적 학습인지 아니면 그런 사회에 대한 반항심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이제 여성은 투표권도 있고 교육의 기회도 똑같이 얻었고 직업 선택의 자유도 있는데 무슨 페미니즘 운동이냐. 자기 권리만 내세우고 의무는 1도 이행할 생각이 없는 메갈이 아니냐는 비난과 맞서기 위해 언제나 자기검열을 했다. 웬만해선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했고 이성을 만날 때조차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철저히 더치페이를 하고 혹여라도 선물을 받게 된다면 그보다 조금 더 비싼 선물로 되돌려줬다. 이것은 마치 강박과도 같아서 내 모든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나답다 라는 말은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정말 알고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예전에 읽었던 나쁜 페미니스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페미니스트니까 내 어떤 언행이 타인에게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날들이 많았다.

나다운 페미니즘은 거창한 이념이나 숭고한 사상을 말하고 있지 않다. 44명의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쉬운 문장에 실어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리즈 프린스의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과거의 나는 은연 중에 외모를 가꾸는 여성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고 지적이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 이제 나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알게 됐고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나다운 건 뭘까 고민이 되지만 나는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에 충만하다. 여전히 현실은 시궁창 같고 싸워야 할 일은 많지만 나답게 맞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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