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사계절 1318 문고 35
로버트 뉴튼 펙 지음, 이승숙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후속작. 옮긴이의 말을 보니 "돼지가~" 의 출간후  22년만에 출간됐다고 한다. 대공황이 시작되기 몇 년 전의 음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어르신들의 지난날의 모습과도 살짝 겹쳐진다.  든든한 나무처럼 버텨주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13살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에 갑자기 성인의 삶을 살아낼 수 밖에 없는 로버트. 아버지와 형들이 묻혀있는 농장을 팔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처지, 엄마와 이모까지 돌보며 공부해야 할 시기이지만 생존의 갈림길에서 선택해야하는 삶, 너무나 막막하고 비극적인 상황이지만 이웃과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자친구의 배려와 지지로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 세상 누군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진정한 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암흑의 어둠을 통과해 온 지금의 나를 안아주고 싶다.

아름답고 평화롭고 목가적인 자연에서 성장하던 한 아이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며 친구로 여기던 돼지를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도살해야만 하는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과, 공장에서 상품 만들듯 가공한 육류를 쇼핑진열대에서 골라 먹으면 되는 현대의 생활이 대비되며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그저 시간이 흐르는대로 나부끼며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열세살짜리 주인공 로버트에게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대지와 교감하며 자연속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영혼을 살찌우기도 하지만 또한편 냉혹한 자연과 현실에 맞부딪치며 살아가야함을 의미한다. 그 두렵고 힘든 역경에도 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역시 자연에서 얻어야하리.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사건과 묘사들이 자신이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글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자주색 토끼풀 위에 누웠을 때의 감촉, 돼지의 교배장면,  농장의 일상에 대한 세심한 묘사들. 하늘과 대지, 숲, 동물, 풀, 바람, 무엇보다 사람들 사이의 사랑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자하면 떠오르는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단박에 날려버리는 사람, 너무나 서민적이고 평범한 옷차림과 말투, 하지만 생각과 사상은 결코 가볍거나 진부하지 않은 철학자, .서양 어떤 철학자, 스님, 사상가와 맞붙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지식과 생각으로 무장돼 있는 철학자, 현실을 너무나 있는 그대로 적확하게 일갈해버리기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내게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철학자.

그의 저서 강신주의 감정수업,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의 다상담1,2,3“, ”상처받지 않을 권리이후 접하게 된 책, 어쩌면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와 철학에 대해 다양한 내용을 소개해주고 있기에.

역시 학창시절의 공부와 나이가 들면서 하는 공부는 다르다. 스스로 찾아하는 공부야말로 정신을 살찌운다. 철학이라면 그저 이름과 주장을 연결시켜 달달 외우기만 했는데 이제야 조금이라도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길에서 지나치면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전형적인 50대 남자, 굳은 표정에 무뚝뚝하고 거칠고 배려심 없는.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한 단 한 사람, 자신의 아내를 6개월 전에 암으로 잃고 자신이 평생 몸 담아온 직장에서마저 은퇴를 강요당하자 삶의 의미를 잃어버려 자살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매번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본의 아니게 이웃을 도와주는 일이 생기게 되고 이웃에 이사 온 가족과 자꾸 엮이면서 조금씩 해동되는 듯한 오베를 접하다보면 점점 그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물론 파르바네라는 이웃집 외국인 여성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오베의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은 이유가 그의 심장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부분에서 작가의 유머가 절정을 이루지 않나 싶다. 우울할 수도 있는 현실을 작가의 유머러스한 일화와 문장으로 따뜻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읽고 나니 나이든 남성들에 대한 나의 삐딱한 시선이 조금은 말랑해짐을 느낀다. 다음 작품이 무한정 기다려지는 또 한 명의 작가로 기억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덕혜옹주 (영화개봉 특별판)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2016년 오월 셋째 주
어느 누군들 삶이 힘겹지 않으랴마는 망한 나라의 왕으로, 공주로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신산하고 허무할 것 같다. 자신의 조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내쳐지는 존재,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적국에서 주는 것으로 또 먹고 입고 살아내야 하는 삶. 망한 나라일망정 나라를 되찾겠다는 방법의 하나로 자신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독립운동을 하는 청년들에게는 또 어떻게 대해야하는 것일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인생전체를 혼란으로 이어져 현실을 떠나서야만 멍한 정신으로라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겠지. 더 없이 따스한 봄날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무표정한 낯빛으로 어디선가 덕혜가 올려다봤을 우리의 하늘빛이 까닭 없이 슬프다. 조선의 여인을 주제로 한 소설들은 읽고 나면 매번 마음이 아리고 쓸쓸하고 덧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