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을 어떻게 만났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구매내역을 보면 2019년 11월 15일에 산 것 같은데, 분명 그전에 어딘가에서 만났었던 것 같단 말이죠. 아마 서점이었나 도서관이었나, 뜬금없이 도서 검색창에 'K리그'라고 쳐봤던 것이 이 책을 알게 된 경위일 겁니다.
'K리그 팬이 낸 에세이라고? 이건 사줘야지!' 하며 책을 구매했었고, 곧 읽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다 읽는 데 2년 반이나 걸렸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에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 책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건지. 중간중간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던 기간도 있었지만, 지금 떠올려 보면 책을 읽어나가다가 '에잇!' 하고 덮었던 순간이 꽤 있었습니다.
혹시 오해하실까 미리 변명을 해보자면, 전 이 책을 매우 좋아합니다. 별점을 보면 아시겠지만, 5점 만점을 줄 정도로요. 밑줄을 긋거나 페이지를 표시해둔 것만 84군데나 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나 좋아하는 이 책을 읽다가, '도저히 못 읽겠다' 생각했던 순간들은 대부분 축구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울산이 성남에게 진 다음날, 울산을 잡았다며 히죽이고 있을지도 모를 저자의 모습이 눈앞을 스쳐서 읽기를 멈췄던 적. 울산이 또 라이벌 팀에게 패배한 날, '축구는 생각하기도 싫다!'라며 다른 책을 열었던 적. 울산이 또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던 날...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책의 독서 진행도는 방지턱을 수도 없이 넘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