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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마스터피스 - 유명한 그림 뒤 숨겨진 이야기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조아라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유명한 명화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복제품들인 그림은 말할것도 없고, 아이들이 갖고 노는 퍼즐이나, 학교에서 하는 미술 및 작품활동, 노트의 표지, 옷의 프린트 등등.. 생각보다 많은 명화들이 확대 재생산되어 우리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명화라고 해서 받아들였지만 왜 걸작인건지, 유명한건지 알지 못하고 그냥 소비 되는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서문에 이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p.6 우리는 종종 그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과정이나 미의식,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기존의 판단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작품이 가진 위대함에 감탄하는 일만으로는 그것이 '왜' 위대하다고 여겨지는 지 충분한 해답을 얻기 힘들다. 모든 작품 뒤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유명한 그림 뒤의 이야기들은 그 그림이 명화로 불리게 된 이유에 작품이 가진 예술성 너머의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는것을 알려준다.
p. 7 앞으로 이야기 할 작품들은 많은 인기를 누리고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만큼 모두 친숙하다. 작가 개개인의 창작 세계를 발전시킨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들이 동시에 그만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명화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가진 더 흥미로운 공통점은, 눈으로 볼 수 있는것 너머를 봐야만 지금의 명성을 갖게 된 길이 온전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유명한 명화들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부터, 잘 몰랐던 작품까지 총 12작품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 화가의 다른 작품들, 그시대의 비슷한 결을 가진 다른 화가의 작품들, 그 작품을 다르게 해석한 작품들,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작품 들등..여러 작품들을 풍성하게 연결하여 소개하고 있어서 다양한 명화의 감상으로 눈도 즐거워지고 유명한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수가 있다.
많은 명화들의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지만 비너스의 탄생, 모나리자등 유명한 명화들 속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거대한 파도" 가 매우 놀라웠다.
나에게는 낯설지만, 다색목판화 시리즈인 <후지산 36경> 중 유독 하나가 다른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거대한 파도>로 잘 알려진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이다.
생생한 색체와 함께 자연의 원시적인 힘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문화의 경계를 초월해 실로 엄청난 명성을 얻었고, 아시아 미술사에서 이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거나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예술작품과 대중적 이미지 양측면에서 모두 동일한 수준의 찬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1830년대의 목판화가 인정을 받아 현재까지도 영향을 끼치며 확대 재생산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고 부러웠다.
책에서는 해당그림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 당시의 일본의 시대상, 목판화, 불교의 가르침, 호쿠사이의 인생, 후지산까지 조명한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써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유럽과 친하여 왠지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된것은 아닌지..질투가 좀 나기도 하고, 그 당시의 일본이 부럽기도 하다.
클로드 드뷔시의 교양곡들을 담은 <바다> 악보 커버는 <거대한 파도>의 모티브를 차용해서 발행했다고 한다. 그도 이 판화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니, 서양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인기가 있었는지 보여준다.
얼마전 티비에서 도슨트가 명화를 소개해주는것을 본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도슨트가 재미있게 명화를 소개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익숙하게 보았던 여러 명화들의 풍성한 이야기와 새로운 명화들의 이야기들을 알게되어 매우 재미있었다. 누군가 해당 명화들의 이야기들을 물어본다면 아주 아주 조금은 이야기해 줄 수 있을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