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영민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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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라는 주제는 항상 흥미롭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현재 상황에 따라, 인문학은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을 관통하는 느낌은 공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책은 다섯분의 저자가 공동 집필하였다.

모두 이화여자 대학교 교수님이신데, 그래서 "나를 위한 인문학 수업"으로 제목을 지으신것 같다. 사회과 교육학과 이영민교수님, 심리학과 유성경 교수님, 인문과학원 송태현교수님, 인문과학부 및 동아시아학 협동과정 송영빈 교수님, 불어불문학과이자 다문화연구소장이신 장한업 교수님, 이렇게 다섯분이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첫번째 나이가 60대 전후로 비슷한점(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기에 딱 좋은 나이/본문), 두번째 공통점은 일반대학원 다문화, 상호협동과정 겸임교수라는것인데, 이 공통점이 이 책의 정체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인생의 관록의 나이에 각자의 분야로써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다양성의 사회, 다문화의 사회에서 나를 찾고, 생각해보며, 더불어 모두 함께 잘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지리학자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여행을 통해 발견되는 나를 살펴보라고,

상담 심리학자는 정체성의 균형과 불균형 사이를 걷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에 '낯선 나'를 수용할 용기를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문예학자는 자연에서 '생태적 자기'를 발견하고 좁은 자기를 넘어 넓은 자기로 나아가라고 권유하고,

언어학자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인식의 차이에서 발견되는 한국인으로서 뜻밖의 나를,

교육학자는 50년 이상 지속된 단일성 교육으로 녹슨 자신을 비판적으로 성찰해보기를 권합니다.

p. 10

가까운 곳이나 낯선 곳으로 여행 갔을때의 설렘과 느낌 속에서의 "나"는 항상 똑같은 일상생활에 느꼈던 평범한 "나"와는 다를 것이다. 첫번째 장에서는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살펴보라고 권하고 있는데,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속 관계에서 나는 조금 더 다른 의미일 것이고,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나"가 될것 같다.

두번째 장은 심리학 분야로서의 "나"를 살펴보고 있는데, 가장 공감이 되고 기억에 남았다. 사람들은 나를 철저히 해부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복기한다. 해부되면 죽는 개구리처럼 철저하게 해부된 사람은 부정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공감으로 바라보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면 나에 대해 너그러워진다. 나도 끊임없는 부정적인 복기로 나를 괴롭히고 상처줄때가 많은데, 나를 조금 더 공감하고 사랑하고 이해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태적 삶을 실천한 최연소 철학과 교수 네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그는 매우 독특한 삶을 산 생태철학자로, 산 꼭대기의 오두막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교수를 병행한다. 어린시절부터 자연과 산을 좋아한 네스는 거의 평생을 산 꼭대기의 오두막집에 살면서 자유로운 자연을 보존하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어쩌면 그의 삶이 부럽기도 하다. 그는 자연속에서의 나는 자연이 나이고, 내가 자연이라 말한다. 환경에 관심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 무소유의 삶, 간소한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의 관점에서 설명한 "나"도 매우 재미있었다.

일본과는 가까운 나라지만 정서상으로는 매우 먼나라인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는 보다 강력했던 중앙집권적 나라이고, 일본은 서양의 봉건사회와 같이 지방분권사회로 지역사회가 매우 발달한 나라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따라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라고 하듯이 우리의 개념의 공동체 의식이 더 강하다고 한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우리도 지역과 공간을 넘어 유연하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되겠다.

마직막 장은 상호주관성의 관념으로 "나"를 설명한다. '나란 누구인가'에 대한 관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현제 유래없는 심각한 많은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요즘, 이러한 갈등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순혈이라는 허구의 민족주의의 교육을 그만하고 상호문화교육을 해야된다고 말하고 있다. 나 또한 나도 모르게 나와 다른 누구를 배척하지는 않았는지, 은근한 차별과 배타성을 가지지 않았는지 반성하며, 넓은 세상 속, 자연 속에서 모두 같은 한 인간임을 다시한번 상기하며, 표용성과 관용을 가지고 나와 다른 사람을 공감하며, 나 자신을 공감하며 그렇게 살아가야 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될것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분야로 통섭하여 깨닫고 알아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p. 36 멀리 떨어진 저곳에서나 가까운 이곳에서나 낯선 것들은 당연히 낯설게 바라보고 낯익은 것들도 낯설게 바라보면서, 그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의미를 끄집어내 생각해 보는것, 그게 바로 여행이다.

p. 54 여행은 이처럼 어느 하나 같은 곳이 없는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서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p. 55 여행은 상호문화적 소통과 이해의 장이다. (중략) 다름의 고귀한 가치와 더불어 모두가 다 같은 인간이라는 같음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그래서 '따로 또 같이' 사는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진정 흥미진진하고 고귀한 여정이 될수 있지 않을까?

p. 58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 우리는 밤을 새워가며 자기 자신을 해부한다. 자신이 그때 왜 그런행동을 했는지, 그때 기분은 어떠했는지, 상대방에게는 그 행동이 어떻게 보였을지, 내가 그렇게 행동한 적이 이전에 또 있었는지 철저한 자기 분석을 통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개구리가 사지를 벌리고 해부를 당하면 죽어버리는 것처럼, 자기 자신도 이렇게 해부를 당하면 파괴 또는 죽음이라는 결말을 맞고 만다.

p.59 공감은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공감의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아야한다. 이해가 불가능하고, 수용은 더더욱 불가능한 자신의 모습일수록 '오죽하면 그렇게 했을까?'하는 마음으로 오래 바라보고 자세히 들여다 볼 때 자기 자신이 사랑스럽다.

p. 82 자녀가 타고난 자기다움을 건강하게 발현하기 위해서는 거칠고 둔타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 기꺼이 감당해줄 대상이 있어야 한다.

p. 100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는것이 치유가 아니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1차 감정을 진심으로 느끼고 언어와 온몸으로 표현해서 상대에게 전달할 때 진정으로 치유될 수 있다.

사랑의 반대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인듯 비난의 반대는 칭찬이 아니라 수용이다.

p. 102 유머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p. 104 심리적 유연성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게 된다. 당신의 치명적인 결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결함을 웃어넘기는 유머를 한번 발휘해보라.

p. 105 때로는 자기 자신과의 거리가 필요하다.

'경험하는 자기'와 분리된 '관찰하는 자기'가 목소리를 내면 된다.

p. 116 모든 사람의 눈앞에 펼쳐진 책이 딱 한권 있는데, 그것은 자연이다.

p. 126 소로는 타인이 규정하는 나, 타인의 평판에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삶을 추구했다. 자연에 있을 때 인간은 진정한 자기를 대면할 수 있다.

p. 129 소로가 <월든>의 독자에게 권고하는것은 '단순한 삶'이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데,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것이며 백가지나 천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자신의 생활을 소박한 것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 명료해질 것이다.

p. 130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타인의 평판에 좌우되지 않는 삶, 내가 나 자신에게 사슬을 묶지 않는삶이야 말로 소로가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인의 삶이다.

p.139 자연의 모든 존재는 창조하는 자연인 동시에 창조된 자연이다. 인간도 창조된 자연이면서 동시에 창조하는 인간이다.

p. 176 일본인들은 한국어에서 '우리'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한다.

p. 196 "현 시대는 다원성의 시대다. 인간은 곁에 누가 있느냐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끝없이 자신을 재구축한다. 이제 우리는 매일 다르게 살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p. 200 오늘날 한국사회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사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었지만, 갈등이 이렇게 모든면에서 심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p. 243 한 사람의 주관적 경험이 다른 한 사람의 주관적 경험에 영향을 끼치려면, 곧 상호주관성이 나타나려면 결국은 공감이 필요하다.

p. 247 한국인 시어머니가 자신의 출산 경험을 토대로 몽골인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끓여준다면 그것은 동정이다. 몽골 풍습을 알아보고 몽골인 며느리에게 양고깃국과 우유차를 끓여주는것이 진정한 공감이다.

p. 250 이제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다 함께 잘 사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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