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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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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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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
고데마리 루이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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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이해할 수 없는 동물에게 더 말을 걸고 싶고 어떤 말을 듣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을 가장 선명하게 알려주는 동물은 누가 뭐라해도 나는 고양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하는데 그 집사들은 이 소설을 읽고는 이 소설 속 두 인물처럼 같은 구멍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은 각자 구멍을 가진 남녀가 결혼 후 함께 미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입양이 되었다는 구멍을 가지고 동양적이면서 서양적인 인생을 살게 된 남편 미치오와 한번의 결혼 실패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구멍을 가진 아야노. 이 두 사람이 가진 구멍을 그곳에서 불어나기 시작하는 오해와 갈등을 고양이만의 유연함으로 헤아려 한 가족으로 싸안아 주는 고양이 '맥시모'가 중심이 된다. 맥시모 또한 이 남녀와 같은 구멍이 있는 아이다. 2주간의 시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받아야하는 동물보호소에서 4개월 남짓도 되지 않은 새끼고양이였던 맥시모의 과거는 얼마나 고되고 힘든 날들이었을까? 이들이 가족으로 이어져 행복을 지켜가는 그 과정의 끈끈한 접착제 역할은 단연 맥시모였다.

작가의 말처럼

"이 고양이가 없었다면, 만약 우리 부부에게 이 작은 생명체가 없었다면.." (p9)

작가의 소설 시작점에서 이 글을 나는 마지막까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집에 있는 이 녀석을 보면 너무나 당연히 알게 되는 말이다.

고양이와 가족이 되면서 바뀌는 모습들을 작가는 경쾌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면 문. (p33) 예를 들면 감상(p34) 예를 들면 여행. 일상생활 속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집을 떠나고 일상을 떠나기만 하면 재워질 거라 믿으며 쓸쓸함이란 입자를 가방에 꽉꽉 채우고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면서도 여행길에 나서는 아침.(p35)

역시 여성 일본 작가는 정말 세련되고 섬세하다.

부부의 첫 여행지 멕시코에서도 오히려 집에 있는 맥시모 걱정과 맥시모 이야기 맥시모 환영이 따라다니니 몸은 멕시코에 영혼은 이미 맥시모에게 온전히 빼앗긴 정말 순수한 고양이 집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로 가면서 예견했었던 맥시모의 슬픈 결말들이 나온다. 아, 맥시모 아프면 안되라고 몇 번을 생각하면서 이겨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며 읽어내려갔다.

맥시모는 노쇠로 인해 모든 내장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그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순간을 겪고 있는 아야노 곁엔 미치오가 없었다. 미치오는 유람선여행 중이었다. 안락사를 권하는 수의사의 말에 절망한 아야노에게 미치오는 용서를 구한다.

"울고 있다, 미치오가. 울부짖고 있다. 강하고 씩씩하고 의지가 되는 내 남편이.(p235)"

아야노는 미치오에게 오히려 위로의 말을 건낸다. 서로의 구멍을 이렇게 채워가는 정말 부부의 모습이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안심해. 모든 것의 밝은 면만 보자. 희망을 갖고 빛을 비추자."(p237)

위기를 넘긴 맥시모를 집에서 마지막 생을 살게 해주자고 이야기하는 이 부부의 대화를 보며, 정말 가장 고양이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마지막 순간이 있을 것이고 그 마지막 순간을 가장 행복한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할테니깐.

맥시모는 이젠 고양이의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고 하지 않는다. 그런 고양이 맥시모에세 오히려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도 우리는 고양이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창가의 대리석 위에서 조용히 낮잠을 자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p247)

맥시모가 하늘의 다리는 건너고 남겨진 둘. 슬픔은 나누면 더 깊어진다는 이유로 둘은 서로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 행복이었던 맥시모가 떠나고 그 슬픔을 더욱 간절히 알려주는 모든 소소한 생활들을 담담하게 말해주는 작가의 말.

"예를 들면 욕실. (p267) 예를 들면 말(p268)

하지만 맥시모와 함께 해서 나눌 수 있었던 두 개의 구멍, 맥시모 모양을 한 구멍,을 아야노와 미치오가 함께 가지고 있기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각자의 가슴속에 뚫린, 메워지지 않는 두 개의 구멍. 그것들은 똑같은 크기와 색깔,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구멍은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니, 메우고 싶지가 않다.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다. 떠날 수없다. 함께 갈 수 있다. 서로 사랑할 수 있다."(p285)

가장 이 소설이 이 자리에 있게된 이유가 이 부분이 아닐까? 나도 사랑하는 그 사람과 이렇게 같은 모양의 구멍을 만들며 따뜻하게 때론 부딫히기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같은 구멍을 가지고 서로 바라본다면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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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가르고 치다 - 난장과 끝장의 교사 욕망 분출기
김준산 지음 / 네시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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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2003년 교사로 임용되어 현재까지 교사로서 10여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그의 눈에서 교사 역할과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그야말로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며, 저자의 고민과 한탄을 담아낸 책입니다. 이 책의 제목에 맞게 현재 우리나라 교사들과 교육을 가르어보고 그 속에서 버둥대는 아이들과 진짜 교사들에게 어떤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교육을 가르는 것이 1장 교사를 가르다 2장 교육을 가르다에서 나오며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3장 아이를 치다 4장 가르치는 자 교사에서 나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더디게 싶게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부분은 1장과 2장 이었다. 뭐 어쩌라는 거지라는 심정으로 불편하게 읽어갔습니다. 교사로서 그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는지 엿볼 수 있었고, 다른 교사들을 비판하고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부분에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저자는 분명 본이 되지만 저자로서 글을 풀어가는 방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장이 어수선하고 정갈하지 못하다고 할까? 산만한 부분이 참 많아서 긴 시간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조금 차분한 마음으로 정갈한 마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다듬어가야하지 않았을까? 책의 내용이 주는 시사점이 큰 만큼 그 풀어내는 방식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P 16 그렇게 까지 안 해도 학교는 다 굴러가. 맞습니다. 학교는 굴러갑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제아무리 세상이 학교를 욕해도 학교는 굴러갔고 교사들은 살아남았습니다. 부장교사가 되면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학교와 지루하게 엮이는 일을 멈추고 싶어 합니다... 문제 없는 학교가 최고의 학교란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넉두리와 같은 진심이 듬뿍 베인 문장에 감동이 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뒤에 이어진 "교감에게 학교는 재상의 자리" "교장 산책과 사인만이 나의 역할" 부분은 그리 공감되지 못했고 읽기에 불편했다.

P26 조직의 안정을 취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는" 것.

교사가 교육의 한 축으로 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저자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한 일부 교사들을 듭니다. 교육 철학을 팽개치고 선배교사들과 대외적 성과에 더욱 집착하게 되면서 부터라고 합니다. 어느 조직이건 이런 양상은 조금씩 있을 터이고, 학교 조직에도 이런 점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생각하지 않는 교사들 재테크에 집착하는 교사라고 비꼰 부분은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참 불편했습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바른 교사로 수업을 잘하는 교사, 아이들을 잘 이애하는 교사, 아이의 눈높이 맞춘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 이러한 교사들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P155 교사는 지식인입니다. 교사는 시대를 비판하고, 시대를 앞서가고, 시대를 사유하는 지식인입니다. 교사가 가난해도 좋은 이유입니다. 더불어 시대를 변화시키는 실천가여야 합니다.

P156 진정한 교사는 시대를 비판할 줄 알고, 수업 바깥의 연계성을 살필 줄 알며, 일상 자체를 수업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고 치열하게 실천하는 지식인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흐려져 버린 교육에 실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교육의 곁에 서서 버럭버럭 고함을 질러대는 그런 저자의 모습니 눈에 떠올랐습니다. 참 멋집니다.

저자의 글 속에서 교사가 먼저 실천하자는 그의 실천 의지를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 그대로 파란 청춘 같은 꿈을 꾸는 교사가 되어 교육현실에서 푸른 꿈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한 저자를 있는 그대로 녹여낸 정말 따끈따끈한 용암과 같은 책입니다. 분명 저자는 존경할 수 있는 교사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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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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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는 이렇다.

"삶, 그리고 위태로운 순간들을 위한 철학"

이건 다소 상투적인 말들이었고, 그렇기에 세상에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책을 막상 집어 든 첫 인상은 너무 혹해서 의심이 가는 책이었다.

책의 차례는 아테네 학당의 철학자 레슨처럼 이루어져 있다.

기조연설은 소크라테스(거리의 철학과 질문하는 기술)

이후 오전수업 3가지 첫째 에픽테토스(영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기술) 둘째 무소니우스 루푸스(흔들림 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기술) 셋째 세네카(마음 속 기대치를 조절하는 기술)

점심시간 에피쿠로스(삶을 즐기는 기술)

오후수업 6가지 헤라클레이토스(사색하는 기술), 피타고라스(기억하고 매혹시키는 기술), 회의론자(제대로 의심하고 비판하는 기술)

디오게네스(권위에 저항하는 기술) 플라톤(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기술) 플루타르코스(역사 영웅을 찾는 기술) 아리스토텔레스(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술)

졸업식에 다시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죽음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적어간다.

과거 서양 철학자들의 학파에 따라 정리되어 있으면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담론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어쩌면 거대한 수업을 진짜 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삶의 어떠한 문제에 대한 각 철학자들은 모두 다른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회의론자가 자기 자신은 독립적으로 가치를 추구하며 진정한 가치를 찾아간다. 반대로 플라톤은 철학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여기며 철학이 진정으로 자신을 넘어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렇기에 철학을 현실로 가져오려고 많이 노력하였다. 이러한 부분에 공감하기에 나또한 플라톤 철학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의미 있었다.

259쪽 ...인격은 내전 중인 사회, 또는 선장은 없고 모든 선원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자고 외치는 배와도 같다.....플라톤은 의식적인 이성을 이용해서 충동을 억누르는 연습을 할 때마다 이성의 지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생 그런 연습을 하면 우리 정신 속에서 경쟁하는 시스템들은 점차 조화를 이룰 수 있다....충동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대신 우리는 '자신의 주인'이 된다. 서로 다른 자아들이 혼란스럽게 모여 있는 존재가 아니라 통합된 하나의 자아가 되고 전인이 된다.

플라톤의 중요한 철학 사상을 이렇게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책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읽을 수록 어려운 철학자의 철학을 순리대로 하나씩 풀어쓴 느낌이었다.

이 책은 작가가 알고 있는 철학자의 철학사상을 어렵지 않게 수업형식으로 나열했을 뿐 그 철학을 심도있게 더 논의하지 않는다. 그 점은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에서 놓친 부분을 음미하듯 되 집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고 그냥 저냥 철학 입문서가 되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이 책의 장점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금 사람들이 고민하는 마음 속 이야기의 최선의 상담자가 되어줄 수 있는 철학의 그 부분을 꼭꼭 꼬집어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픽테토스, 영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에서 63쪽 영향력의 원과 걱정의 원 이야기의 경우 우리가 가장 지혜롭게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과거 철학자의 지혜를 전수해주는 듯했다.

여전히 철학은 어려운 입문자로서 반가운 책이었고, 어떤 부분은 이해가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읽혀지는 철학서적이라 평하고 싶다. 모든 철학자들을 나의 스승이 된 느낌, 철학 족집게 과외를 받은 느낌이다. 삶을 바꾼다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고 이 책 한권으로는 물론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나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유쾌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핵심요약 꼭꼭지침서를 책을 통해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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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 한 시골교사의 희망을 읽어내는 불편한 진실
황주환 지음 / 생각의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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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환(2011),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생각의 나무

 

교육에 관한 어느 누구하나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가 있을까? 교육의 테두리에서는 어떤 영역이든 할 말이 많은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고 그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그 중요성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의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작가 그의 교육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을 드러내고 결국 또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전개를 살펴보자.

<1장 불편한 말들의 춤> <2장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질문> 총 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이후에 <나를 바꿔준 책들에 대하여>와 2장 이후에 <세상을 비추 보게 했던 책들에 대하여>의 서평이 실려 있다. 

<1장 불편한 말들의 춤>은 가장 정의로워야 하는 공간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인성, 경쟁, 공부, 가난이라는 키워드로 알려준다. 현재의 아이들이 윤리적 감수성을 갖추지 못한 것을 제로섬 게임과 같은 석차 경쟁만을 부추기고 있으며, 그와 같은 현실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기존의 세력들 때문이라 꼬집어 말한다.

<2장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질문>은 주어진 규율에만 성실하는 교사가 단지 준법과 배려만이 아니라 부조리와 억압에 저항하여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국가의 말, 언론의 말, 교사의 말,  부모의 말과 같이 타인의 말에 맞추기만을 학습 받아온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찾아서 질문해야 한다고 하였다.

책을 읽는 낸내 고개를 저었고 끄덕였으며 가슴이 휘몰아치고 또한 차가워졌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며서 점차 질문하기를 잃어버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지는 이 책이 부끄럽고 피하고도 싶고 부정하고도 싶었다. 저자의 말대로 그 힘에 의해 안전하게 보호받는 느낌의 '복종'과 반대로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것을 '사랑'으로 여기는 내 속내를 꿍꿍이의 카메라로 찍어낸 듯하였다. 마음잡고 책을 한권 잡을 때에도 타인의 취향에 기대어 베스트셀러를 뒤적이고 추천도서를 찾아내는 나는 타인의 취향만 따르는 거울속에 살고 있다. 남을 따라하는 그 거울처럼말이다.

"교사가 학생을 바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지시와 몇 마디 말로 사람이 바로 바뀐다면, 세상은 얼마나 쉽게 아름다운 곳이 되겠는가.   ..... 학생이 바로 변하지 않는다고 다그치지만, 그것이야말로 굴족ㅇ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 당장 눈앞의 변화를 강제하는 것은 폭력에 가깝다. 그래서 교사는 기다려야 한다. 교사는 아이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고통과 결핍을 받아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교사는 참 힘들다. 공산품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몇 일을 기다리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농부의 수확처럼 몇 년을 참고 기다리면 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의 모습은 아득하고 완성되는 그 시간은 참 더디다. 그래서 교사를 지치게 한다. 이 책은 지친 마음에 간질나게 목 축이는 10cm의 아메리카노처럼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마라톤'의 그 시간을 나는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회의가 들때 한잔의 아메리카노같다. 어쨌든 가고 있다는 생각과 가야한다는 다짐과 길을 찾는 밝은 눈을 가지게 한 귀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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