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한집 ㅣ 우리고전 다시읽기 23
이인로 지음, 구인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3년 5월
평점 :
파한집은 우리나라의 최초의 시화이다. 시화는 시평의 일종으로 시를 짓는 사람이나 시를 감상하는 독자에게 유익함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내용에는 시화, 문담, 기사와 자작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글 속에 담겨있는 바가 고려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을 번역한 분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이 책의 아쉬운점은 책의 분량이 작다는데 있었다. 물론 최초의 시평이라는 것의 가치가 대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훌륭한 시를 접하고 또 그 속에서 감동을 경험하고픈 독자에게는 늘 소박한 욕심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잊혀질뻔했던 이 책을 그의 아들이 저자의 죽은 후 40년이 지난 뒤에 간행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한 번 번역이 되고, 또 그 사이에 주석을 달아 독자로 하여금 명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는 있으나, 그러하더라도 전반적인 내용면에서 나와 같은 한시에 초보가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이 많았다. 마치 한시를 전공하거나 아니면 이 방면에 긴 시간 공들인 독자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고나 할까?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해 번역에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