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다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맥스는 아내가 암으로 죽자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자신이 어렸을 때 머물렀던 바닷가 마을을 찾아가게 됩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맥스는 가난한 자신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부유한 그레이스 가족을 신이라 생각하며 그들처럼 상위계급이 되기를 열망하게 됩니다. 그레이스 가족의 쌍둥이 남매인 클로이 그레이스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의 죽음을 겪게 되고 이후 그는 열망대로 부유한 애나를 만나 그가 꿈꾸던 인생계획처럼 살게 되었지만 자신의 계획에는 전혀 없었던 뜻하지 않은 아내의 죽음을 맞게 되자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아무래도 그에게는 상처를 치유받기 위한 방법이 새로운 삶으로의 전진보다는 지나간  자신의 과거와 추억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유년시절의 바닷가 마을을 찾지만 오히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에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이 책에서 바다는 과연 맥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신의 유년시절을 보냈던 추억을 불러와 마음의 치유를  하는 동시에 그 바다에서 사랑하는 클로이를 떠나 보낸 매개체로 슬픔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바다를 통해 서서히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해 인정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내가 만약 맥스와 같은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그 슬픔을 위안받고 치유받고 싶을 지 생각해보면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으로 그 상황을 이겨낼까 아니면 추억을 하나씩 되새기며 나의 현재 상황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게 나을 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자 맥스처럼 과거의 행복하면서도 슬픔이 있었던 추억을 통한 치유방법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그 치유의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나는 과연 현재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 지, 어떻게 살아야 될 지 지금의 내 자신을 인정하고 조금은 덜 슬퍼하게 되며 죽음에 대한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