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생명가 그렇게 덧없이 고깃덩어리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며 사람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내장을 다 드러낸 채 해체되어는 고래의 처지가 마치 걱정과 자신의 처지처럼 여겨져 저도 또게 설움이 북받쳐올랐다. 그녀는 애써 울음을 삼키느라 손으로을 틀어막고 구경꾼들 틈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주저앉아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 P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