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공이 오지 않는 체육 시간을 조용히 견뎠고, 급식도따로 먹고 이동 수업 때도 혼자 다녔다. 거기 대단한 폭력은없었다. 하지만 그게 곧 거대한 폭력이기도 했다. 반 친구들은 지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척하는 동시에 그런 상황에 놓인 지우를 구경했다. 그리고 그걸 주도하는 애들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은 지우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친구들이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게 결국에는 ‘네가 여기 없었으면좋겠다‘는 말로, ‘없어져버리라‘는 뜻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일 년 뒤 반이 바뀌면서 그 유치하고 가혹한 놀이는끝났지만, 지우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언제든 지워질 수 있는 존재임을 잊지 않았다. 앞으로 군대에서도 또 직장에서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권력놀이만큼 좋아하는 것도 없으니까. - P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