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기뻐하는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왜가리에게는 그저매번 잘 노려서 잘 내리꽂는 것만이 중요했고 그 뒤의 일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두 같았다. 그것이 멋있었다고, 가슴이 뻐근하도록 부러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인간에게 가능한 일인지조차 알 수 없으나 그저 사는 동안 조금이라도 닮아보고 싶다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하지만 아무리 말을 다듬고 매만져도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자칫하면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창피한 말을 하게 될 것 같아 겁나기도 했다. 나는 물 밖에 끌려 나온 붕어처럼 입술을 뻐끔거리다 고작 이런 말을 했다. - P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