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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틸유아마인 ㅣ 언틸유아마인 시리즈
사만다 헤이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강렬한 표지와 제목만큼 흥미진진한 본격 스릴러다.
요즘엔 라이트노벨류의 일상 미스터리나 약한 심리 스릴러물들이 많이 나오는 추세인데 개인적으로 본격 추리나 긴장감 높은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이 작품을 읽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책은 크게 2/3정도의 전반부와 1/3의 후반부로 나뉘고 각 내용마다 3파트의 주인공격인 인물들이 나와서 그들의 시점에서 사건을 서술한다.
첫째 파트는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독자들이 감정이입하게 되는 주인공격인 클라우디아의 일인칭 시점이다. 클라우디아는 아름답고 위기가정의 아동을 관리하는 사회복지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멋진 대저택에 쌍둥이 아들과 젠틀하고 잘생긴 해군장교인 남편과 같이 살고 있으며, 현재 출산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삭의 임산부로 누가봐도 부러워할만큼 완벽한 환경에 있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직장과 가정 모두에 충실하기란 힘든 일이었고 더군다나 남편이 해군장교였기 때문에 바다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기에 클라우디아는 가정부를 고용하기로 한다.
둘째 파트는 클라우디아가 고용한 가정부 조의 일인칭 시점이다. 조는 현재 머무를만한 거처가 없고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었기에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본명까지 감추고 완벽한 경력과 교육경험을 이력으로 내세워 클라우디아의 집에 가정부로 취칙한다. 그녀가 자신의 본명까지 감추고 반드시 그곳에서 일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는 클라우디아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저택의 이곳 저곳을 헤집고 무언가를 찾기에 바쁘다.
셋째 파트는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로레인과 아담, 부부 형사의 이야기로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서술된다. 최근 들어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와 산모 모두 죽게되는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로레인과 아담 부부는 형사로서 꽤나 손발이 잘 맞는 편이지만 개인적인 부부사이는 몇년 전부터 좋지 않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사춘기인 십대 큰딸마저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가 결혼하겠다며 골치를 썩히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가지 개인적인 어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로레인과 아담 부부는 임산부 연쇄 살인마의 단서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희생자 중 하나가 클라우디아가 관리했던 대상자 중 한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여자라면 누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고 당연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기를, 낳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이를 갖는건 자신이 원하면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당연하리라 믿었던 것이 좌절되었을때,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면 여자는 어떻게까지 좌절할 수 있을것인지를 섬뜩하게 나타낸 소설이다.
출산을 앞둔 클라우디아는 조의 수상쩍은 행동을 알아채고 점점 불안에 떨게 되고, 세개의 시점을 오가며 촘촘히 쌓아올린 긴장감은 후반부 커다란 반전과 함께 모든 상황이 뒤집어진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일까. 추리소설이 아닌만큼 독자가 유추해낼만한 단서를 조금 숨긴 편이긴 하지만 그 까닭에 스릴감은 더욱 높아진다.
다만 후반부들어 갑자기 사라져버린 누군가의 시점이 아쉽고 과거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던 건지, 세세한 것들이 궁금하고 다소 아쉽긴 했지만 맨 뒷장의 범인과의 신문조서 녹취록을 통해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한여름 밤에 읽을만한 손색없는 스릴러소설로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