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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을에 놀러 갈래?
윤승일 지음, 김지나 그림 / 고즈넉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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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에 관한 책은 시중에 적잖이 나왔고 애들에게 몇 권 사 준 적이 있다. 이 책은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10개 이야기마을에 관한 내용이라고 해서 어떤 곳인가 궁금해 구입하게 됐다. 

 

책을 보고 나니 10개 마을의 전래동화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부록처럼 붙은 세부적인 설명에 대한 내용들이 무척 실용적이었다. 단순히 이야기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사진을 곁들인 현재 마을의 모습과 다른 볼거리, 다른 이야기, 그리고 그곳으로 가는 방법까지 설명해 주고 있어 전래동화 이야기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전체를 종합 정리해 주는 학습 과정도 포함돼 교육적으로도 유용했다.

 

사실 전래동화라는 것이 옛날 할아버지 이야기 같이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로 묻혀지고 있다. 그것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현재의 모습 속에서 재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 책은 전래동화의 내용 자체를 전혀 손상함이 없이 현장성과 체험성을 곁들임으로써 그런 재발견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본다. 책 내용도 알차고 구성이 아가자기해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새로운 내용들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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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회장의 그림창고
이은 지음 / 고즈넉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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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시종 이렇게 웃으면서 읽었던 소설책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라면 모를까 문자로 이어진 소설책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편견을 어지없이 무너트렸다.

재벌 그룹인 세계그룹 회장이 차기 대권 후보인 여당 대표한테 뇌물로 건네는 그림이 도난당한다. 그것도 차치기를 하다가 그림 상자를 과자 상자인줄 알고 훔쳐간 멍청한 좀도둑에게서 말이다. 게다가 그 그림은 돈세탁용으로 구입한 그림.  이 사건 하나로 '여러 명'이 뒤집어 진다. 뇌물을 주려던 세계그룹의 박회장과 그 아들들, 세계미술관 관장 이사벨, 그 그림을 훔치려고 했던 명화절도단 피카소파, 그리고 뭣도 모르고 폭탄을 훔쳐갖고 온 좀도둑의 동거녀 김소미. 뿐만 아니라 이 일에는 엉뚱하게(?) 사채업자 양아치와 세계그룹과 절친한 은갈치파라는 조폭이 개입되게 된다.   

그 때부터 소설은 김소미가 주인공이 되어 여러명의 사람들이 쫒고 쫒기는, 속고 속이는, 치고박는, 대 소동이 벌어진다. 그 과정이 너무나 다이나믹하고 코믹하다. 게다가 각각의 캐릭터들이 독특하다못해 때로는 엽기적이어서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성깔로 치자면 둘째가면 서러울 세계그룹 박노수 회장, 박회장의 개망나니 두 아들, 프랑스 시를 무척 좋아하는(?) 이사벨, 참으로 너저분하고 변태적인 은갈치파 두목, 자뻑과인 피카소파 두목,  나중에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건에 괴상하게 말려들어가는 양아치......

그러나 그렇게 마냥 웃으며 소설의 절반을 넘길 때쯤 이 소설이 결코 만만치 않은 내용임을 알게 된다. 소설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재벌 그룹들과 그 그룹과 얽힌 사회적 사건들, 특히 미술품 돈세탁에 대한 내용이 패러디돼 심도 있게 깔려 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사건의 한 복판에 휘말려 간 전형적인 서민의 자화상인 김소미를 통해 통렬한 비판이 가해진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의 미덕은 상투적인 '정의'나 '도덕'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깜짝 반전을 통해 미술을 전공한 저자가, 미술을 전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신선한 마무리로 종결된다. 

정말 간만에 읽은 코믹하고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쉽게 풀어나갔고, 그러면서도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세계미술관에서 그 많은 등장인물이 모두 뒤엉키는 난리판이 이 소설의 백미! 더욱이 짧지만 무척 강렬하게 다가오는 에필로그도 쉽게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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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점거사건
이은 지음 / 고즈넉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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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너무 예뻐 사진 먼저 찰칵! 금년에 나온 책 중에 제일 근사한 것 같아요.

'미술관 점거사건'은 인터넷 서점에 연재돼 큰 인기를 모았던 소설이었는데, 그 때 내용을 대충 보고, 책으로 나왔다길래 구입해 읽어보았어요.
미국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으려고 미술관을 점거해 아트 테러를 벌이는 학생들과, 그보다 조금전에 미술관에 쳐들어 온 조폭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미술관 직원의 이야기가 아기자기하면서도 스릴 있게 전개되죠.
이은 작가의 이전 작품인 '미술관의 쥐' '수상한 미술관'을 읽어보았기 때문에, 처음 너무나 독특한 전개에 좀 당황했지만, 구성과 전개가 추리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역시나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은표' 반전까지.
'미술관의 쥐'나 '수상한 미술관'도 스릴 넘치는 내용과 함께 미술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어 좋았는데, 이 소설도 책을 내려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면서도, 소설의 주제가 되는 문화재 유출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은 작가의 소설은 늘 1석 2조예요.

책 소개에 나온 말대로 2011년은 문화재 환수 원년의 해라고 하죠. 그래서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에요. 재미와 의미와 감동, 그리고 예쁘고 근사하기까지한 표지까지,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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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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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야시>를 재미읽었던 터라 쓰네카와 코다로의 다른 책이 번역되서 나온 것을 보고 단번에 손이가 구입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글을 읽은 것은 <야시>가 유일하지만, 일본어 원서의 북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야시>와 <천둥의 계절>은 물론 곧 나온다는 <가을의 감옥>까지 원서로 구입하기도 했다.

 
내용은 일본 소설이 그렇듯 cool하다. 어디선가 들었던 일본 전통 신화가 생각나기도 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생각나기도 하고, (좀 엉뚱하지만)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는 구성에 이사카 코다로의 소설이 생각나기도 했다. 글도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다. 또 아이디어자체가 신선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뒷심부족이 느껴진다. 좀 더 묵직하게 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상투적이지만 묵직한 무언가의 매력에 감동하는 소설들이 있고 - 고전 명작들이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 신선하지만 읽고 나면, 흔히 말하는 남는게 없는 소설들이 있다. 특히 일본 소설에서 후자의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일종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중편 소설인 <야시>의, 짤막하지만 정갈한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던 이유에서인지, <야시>가 100% 오렌지 주스라면 장편인 <천둥의 계절>은 한 50% 물이 섞인 오렌지 주스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이것은 나의 감각과 함께 장편에 대한 작가의 감각 또한 아직 확실하게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암울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쓰네카와 코타로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것이 많은 작가임은 분명하고, 또 앞으로의 작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편집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다.
 
<천둥의 계절>은 38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이다. 하지만 책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나도 넉넉한 행간을 잡아 놔, 보통 책 편집대로라면 간신히 300페이지 될까말까한 책이다.
 
일본 소설의 붐과 함께, 얄팍한 일본책을 양장에 반짝반짝 빛나게 포장해 만원이 넘는 가격을 받는 일,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또 그것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지금은 책이 하나의 '기호품'이고 물성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이 책의 경우 이런 넉넉한 행간이 읽기에 방해가 된다. 스네카와 코타로가 행갈이를 참 잘하는 작가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시를 읽는 느낌도 들지만, 이 책은 소설인 이상 산문 읽기 위주로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나치게 넓게 잡아 놓은 행간 때문에 페이지가 자주 넘어가 오히려 글을 읽을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류의 일본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250~300페이지 정도로 하고 같은 가격을 받아도 아무 소리를 안할 텐데(?) -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르헨티나 할머니인지 뭔지 하는 소설 같은 완전한 '사기'는 제외하고 -  왜 그랬을까 의심이 갈 정도.(이런 아쉬움 때문에 별 세 개정도는 줄 수 있을 내용 평가를 하나 깎았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곧 나온다는 <가을의 감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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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관의 살인 1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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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아쉽다. 관 시리즈의 마니아인 나로서는, 8년의 시간과 6000매의 원고량, 그리고 관 시리즈의 완결판이라는 광고와 저자 스스로의 이야기에에 적지 않이 기대했는데,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두꺼운 책 세 권의 분량에 애당초 스파크 튀는 추리 소설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추리 소설이 스파크가 튀려면 이런 분량으로는 무척 힘들다. 그래서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실망감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저자의 목에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 있다. 관 시리즈의 긴 공백 기간을 단숨에 만회하려는, 그것도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는 '걸작'으로 마무리지으려는 의지가 너무 강했다. 그러다보니 저자 스스로도 소화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아니 부분이 많았다기 보다는 전체에 배어 있다. 어느 작가의 말대로 '쓰다보니 걸작이 되었다'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나름의 인내(?) - 책을 한 번 사면 어찌되었던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신념(!), 비판하더라도 다 읽고 비판해야 한다는 신념, 그래도 추리 매니아라면 이 정도의 책은 읽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신념 - 를 갖고 마지막까지 읽었을 것이다. 아님 가장 지루한 1권에서 끝냈던가.
 
추리 소설에 푹 빠진 매니아나, 앞서 이야기한 독서 신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미미 여사의 '모방법'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딱 50%로 줄여서 발표했으면 진짜 '걸작'이 되었을 작품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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