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2
마티아스 아놀드 지음, 박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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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louse-Lautrec, Henri de, 1864.11.24 ~ 1901.9.9]

-At The Moulin Rouge

세상의 벽을 넘어선 작은 거인 화가.

유복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근친 결혼으로 인해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그는 끔찍한 형체에 갇힌 육체의 삶을 부여받는다. 10살 때부터 나타난 뼈의 이상은 결국 왜소증으로 이어져 성인이 된 후에도
152cm밖에 되지 않았던 그의 작은 키와 흉측한 몸은 평생 그를 옭아매는 굴레였다. 그러나 튼튼하지 못했던 신체와 그에 따른 젊은 영혼의 고통과 고뇌는 오직 그림을 향햔 열정으로 해소되었다.
그의 쓸쓸했던 자아는 늘 술과 여자가 넘치는 환락의 거리 물랭루즈를 전전하며 자신의 젊은 날들을 짙고 어둡게 채색했다.

"내 다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슬픈 고백을 우리는 과연 기쁘게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의 그림속 인물들은 대부분 매우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이다.
평소 물랭루즈의 배우들이나 기수들의 건강한 모습을 동경하였던 사실은 그의 작품에서도 빈번히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스스로는 가질 수 없었던 아름다움과 활력있는 육체의 모습을 자신의 그림을 통해 완성시킨 것이다. 참으로 비극적인 삶이면서도 천재다운 면이라 할수 있다.

그는 특히 인물화나 물랭루즈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기를 즐겼다.
이 그림에서 역시 물랭루즈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데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동선속에 로트레크 자신의 모습도 드러나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로 자신의 지인과 함께 걸어가는 그는 화폭속의 사람들과는 어울리는듯 하면서도 동떨어지게 자신을 배치시킨다.
불구의 몸이 주는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로트레크는 몇개의 자화상 속에서 자신의 육체를 실제보다 더욱 추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이것은 어쩌면 불구자로서 최후의 자기 방어적 태세이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추한 육체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결국 자기 혐오가 아닌 쏟아지는 주위의 시선에서 자신을 조금이나마 지켜낼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여러번에 걸쳐 물랭루즈의 상업적 포스터와 배우들의 광고물을 제작했는데 이것들은 상업 미술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되어지고 있다. 상황과 성격을 잘 드러내는 뛰어난 묘사는 포스터 자체와 텍스트의 배치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후에 많은 사람들이 그 포스터를 모방했고 그 영향은 현재까지 남아있다.

그의 그림 속에 담겨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영원한 동경과, 삶에 대한 애착이 어지러운 밤의 세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아 마치 그 자신처럼 아주 작고 밝은 빛이되어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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