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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모부신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주식 투자에서 메이저리그까지 승률을 극대화하는 전략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이건.박성진.정채진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클 모부신 저자의 '통섭과 투자'는 출간 즉시 구매해 놓고도 아직도 읽기를 미루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좋은 기회를 주신 덕분에 동 저자의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은 벌써 2독을 하였다.
일단은 내 일과의 바쁨 정도와는 관계없이 서평을 빨리 써 내야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가투소와 같은 투자까페에서 출판사들의 이벤트가 있을때 어떻게든 단기간에 읽어야겠다는 판단이 들면 종종 응모하곤 하는데, 설마하고 응모했다가 막상 당첨이 되면 일단은 기쁘고 한편으로는 후회도 되는 모순된 마음을 보게 된다. ㅜㅜㅋ
일단 이건, 박성진, 정채진 이 유명한 세 분이 공동번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 감이 왔다고 해야할까. 평소 책 욕심이 있는 편이라 비교적 많은 책들을 사고 접해서 그런지 사실 어느 정도의 감은 있는거 같지만 가끔 기대와 실상이 너무 달라 황당할때도 있는데, 이 책은 기대를 한참 뛰어넘고도 남는 책이었다.
내가 믿는 배움의 가장 빠른 길 중 하나는 바로 모델링이다. 성공한 사람의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게 가장 빠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사실 드물 것이다. 그래서 특히 요즘은 다양한 부면에서 멘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 정말 성공한 케이스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이들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뭐라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이상하게 그 경험이나 노하우에 확신이 안드는 느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그 이유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은 주식이나 투자를 여러 다른 활동에 대입해서 비유를 들기도 하는데 어떤게 사리에 맞고 맞지 않는 비유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가치 있는건 아닐까.
여러면으로 내 의식 깊은 곳에서 말로는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이 안개처럼 흐릿하게 가리던 것을 말끔히 걷어준 책.
운은 이 책에서 나온 정의처럼 집단이나 개인에 영향을 미치는 우연한 사건이다.
이 운이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일수록 실력과 경험을 혼돈하기가 쉬운데, 우리가 과거의 어떤 사례로부터
교훈을 배우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운과 실력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듯, 어떤 이들의 조언은 우연의 산물을 짜집기해서 얻은 패턴에 불과할 뿐이며, 유용성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이런 류의 경험이나 조언을 대했을때 뭔지 모를 의구심이 들었던게 아닐까.
이제는 이 용어가 일반화 된거 같은데 투자의 세계는 그야말로 '복잡계'의 세계다.
그리고 운이 미치는 정도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심지어 운기칠삼을 인정하는 많은 사람들도 빠질 수 있는 오류와 착시의 함정이 많다는 사실을 디테일하게 느낄 수 있었다.
투자의 위치는 언뜻봐도 운칠기삼의 영역보다는 훨씬 더 운이 많이 작용하는 쪽에 가깝다.
이 그림대로라면 거의 운팔구에 기일이정도일까?..심지어 스포츠도 운의 작용 정도가 다 다르다.
큰일났다. 이제 엉터리 비유를 듣게되면 더 이상 화자의 말에 귀를 못기울일지도 모른다. ㅜㅜ
복잡계인데다가 운도 크게 작용하다보니 들이는 노력과 실력에 결과가 꼭 비례하지 않는다. 그래서 혼란스러워진다.
그럴때 단지 우연의 경험이 중첩되어 이루어진 결과들만으로 어림셈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의사결정이 부실해지니 이른바 직관력을 키웠다며 실력이 늘었다는 망상에 빠지게 된다.
직관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학습할 경우작용하는 것인데, 투자자가 늘 비슷하고 편안한 안정적인 환경에 놓여있나? 여기는 전쟁터나 다름 없다...-_-;;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착각에 빠져있고 특히 대놓고 감으로 투자한다는 사람들의 자신감도 넘쳐나는게 이 바닥.
지금은 승승장구 할 수 있는데 글쎄..동전을 백번 던지면 연속으로 수 회이상 같은 면이 나오는 때도 분명 있다.
성공의 결과만을 보고 없는 인과관계도 만들어서 가져다 붙이는게 사람인데, 사실 스토리를 좋아하고 어떻게든 인과관계를 찾아내려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라고 그렇다고 한다. 문제는 이를 통해 필연을 믿으며, 다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고, 또 결과만 보고 과정은 생략 원인을 파악해서 그걸로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로 인해 편향에 빠질 수 있는데 이를 인정하는거 자체가 좀처럼 어렵다.
대부분의 성공담은 주로 용기와 재능 등의 개인 자질에 초첨을 맞추지만 실상을 자세히 보면 운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번도 운, 이번에도 운, 다음에도 운..이런 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면 볼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스토리를 좋아하기에 그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사건의 개연성이 느껴질때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인데, 그냥 아무 개연성도 없이 다 운으로 되었다고 하면 그렇게 지루한 스토리도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성공담과 스토리에서는 운이 크게 작용한 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강조되는 게 바로 실력이다. 그 매력적인 성공스토리에 반해서 그가 실력을 쌓은 방법을 열심히 따라해 볼 수 있지만 알고보면 대부분 운으로 성공한 사람의 경험담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점이 바로 이 책의 가치인 것이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사업이나 투자에서도 장기간 이어지는 성공은 항상 실력과 운이 결합했을 때 나타난다.
큰 성공은 능력과 기회 뿐만 아니라 행운이 결합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투자는 단기간일수록 운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가끔 다트에 퀀트 종목을 늘어놓고 찍은 종목들의 성과가 펀드매니저보다 낫다거나 원숭이가 집어든 종목도 심지어 그렇다는 둥의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투자에서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들인 플레이보이의 모델들의 종목 선정 및 성과를 전문 펀드매니저들과 평가 비교했는데 아마추어들이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
과연 이것을 실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만약 이 모델들과 의사나 회계사, 운동선수와 같은 이들이 자신들의 전문 영역에서 겨룬다면 이런 결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실력이 운보다 월등하게 작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는 특히 단기간일수록 운의 영향이 크기에 이런 결과도 얼마든지 생길수 있고,
심지어 전문 매니저가 원숭이만도 못한 성과를 내기도 하는 것이다.
만약 기간을 길게 한다면 행운도 한 두번이지 끝없이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실력자만이 살아 남고, 실력의 중요함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 책은 운이 크게 작용하는 영역과 실력이 크게 작용하는 영역에서, 그리고 그 중간쯤의 영역에서 각각 어느 쪽에 집중해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유용한지도 알려준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에서는 과정의 퀄리티가 중요하고, 실력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에서는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중간의 영역에서는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그리고 투자는 이 모든 영역에서의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곳이다.
어렵다..어려워..ㅜㅜ
하지만 올바로 접근만 하면 심지어 블랙스완의 영역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투자의 세계이다.
그에 대한 설명은 구구하게 하는 것보다 책에 있는 도표 하나로 대신한다.
조금씩 벌다가 한방에 지금까지 번 것 이상으로 다 날리는 것은 그래프가 반대로 될 것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대다수 개미들의 반복 패턴이기도 하다.
운이 크게 작용하지만 엄연히 실력도 작용하는 냉정한 세계...
그 사이에서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사람과 겸손하면서도 운의 작용을 이해하고, 운의 작용 정도에 따라 유용한 방식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그것이 바로 이 세계에서의 실력이고 성공이 원동력이 될 것이다.
누가 결국 웃을지는 너무 뻔하지 않을까.
나 역시 착각속에서 많은 판단의 오류를 범해 왔지만 이런 현인들 덕에 계속 깨우쳐 나가고 개선되는 것 같다.
투자의 세계에서 배움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이 과정을 계속 즐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