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제전 - 세계대전과 현대의 탄생 걸작 논픽션 23
모드리스 엑스타인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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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봄이 아름답기만 하던가. ‘봄’은 전통적으로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지만 갈색 흙 위에서 어느 무고한 이가 살해당하고 어떤 괴물이 탄생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스트라빈스키는 말했다. “한 시간 만에 찾아오는 듯하고, 온 땅이 갈라지는 듯 폭발적인 러시아의 봄을 가장 좋아한다. 그것은 내 어린 시절 해마다 얻은 가장 멋진 경험이었다.”


 이 봄, 유럽에선 또 다른 ‘봄의 제전’이 벌어지고 있다.


 _조선일보 기사 중에서


 저자인 모드리스 엑스타인스 '현대의 탄생' 알리는 1차 세계대전의 의의를 설명하고, 당시의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장치로 현대 예술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사용한다. 심지어 이 공연이 세계대전의 발발을 야기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반란의 에너지와 희생된 제물의 죽음을 통해 삶을 찬미한다는 내용인 「봄의 제전」은 기존의 체제를 부정하고 혁신하는 미학적 정신, 아방가르드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의 제전」이 초연되었을 당시 폭동에 가까운 관객 반응에서도 그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독일이 제1차대전을 일으킨 것은 민족 자체가 구세대를 뒤엎는 전위대가 되려는 아방가르드적 열망 때문”이라고 말하고, “기존 보수 열강에 의해 부과된 세계질서와 ‘부르주아 자유주의’로 명문화된 질서를 깨트리고 나오려는 욕망을 대변했다.”며 심지어 독일이 우리 세기의 뛰어난 모더니즘 국가였 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당시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을 영토 확장을 노린 음모가 아닌 부르주아로 대변하는 명문화된 질서를 깨트리는 관념으로 이해하고, 심지어 당시의 많은 독일인들은 전쟁에서 미학적 쾌락을 느끼기까지 했는데, 패전국으로 마무리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이런 열망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나치즘 성장의 자양분이자, 히틀러의 본보기와 영감이 되었다.

“나치즘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대한 볼거리였다.”는 저자는 윤리 의식 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 간 역학관계가 아닌 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전쟁을 들여다본 책으로 예술과 전쟁을 솜씨 좋게 직조한 책이다. 결코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관점과 사고를 해볼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꼭 널리 읽힐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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