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집 놀이책 - 완전 아늑한 집과 건축의 모든 것 생각이 쑥쑥 브레인스토밍 미술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 지음, 이미옥 옮김 / 시금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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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범주를 확장한다면 도감류와 액티비티북까지 품을 수 있을 것이다. 100% 액티비티북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겉표지까지 집 만들기에 쓰도록 알뜰히 구성되었다. 본문은 사진, 조형물, 드로잉 등 이미지가 될 수 있는 모든 작업이 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향하게 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극작가들이 모여 주거라는 문제가 자기 분야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고민한 결과다. 참여한 이들은 미술 교육을 위해 뭉친 독일 현직 미술가들의 모임,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다. 20년 넘은 이 공동체의 목표는 서로 의견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이라고 한다. 책은 너무 심각하지 않게 진행하지만 아주 전문적인 내용도 적절히 넣었다. 하나의 개념을 인지하는데 필요한 기본 원칙, 유래와 역사, 현 실정들을 골고루 포괄적으로 안내하면서 눈높이도 고려했다. 하지만 복잡한 글은 건너뛰고 지나가도 그만이다. 적어도 지금 살아가는 공간의 의미를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 뚜렷한 서사가 필요하지는 않다. 맥락을 파악하기보다 다만 어느 선에서 선택하고 참여하도록 문제를 던져놓았을 뿐이다. 문제를 내놓았다고 해서 지시하고 명령하여 참여하도록 만드는 방식은 아니다. 일단 독자가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제시한다. 거기에 의문을 가진 독자는 상황개선을 위한 판단을 내린다. 그런 다음 적절한 실행으로 옮겨가게 된다. 예를 들어 허니, 이쪽으로 와!’ ‘다리도 없는데 어떻게 건너가지?’라는 대사를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리를 그려 넣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들이 짜놓은 구성 안에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놓았다. 재미나게 이것저것 놀며 그리며 넘기다 보면 몰랐던 역사도 알고 자재와 도구, 인테리어, 집 정리까지 돌아보게 된다. 그것도 아이들이 가장 쉽게 직접 손으로 그려볼 수 있는 방식이어서 좋다. 그렇게 집에 관한 과거 현재 미래와 대안까지 제시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애완동물은 반려동물로 고쳐 써야 하고 수도 계량기 정도는 한국의 것으로 교체했어야 한다. 계량기에 관한 질문 맨 처음은 계량기 위치로 해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활동 영역을 넘어 한가지 지향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모임이 있다는 건 왠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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