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교통편으로 비행기와 기차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어느 쪽이 좋을까 고민을 하다 주변에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비행기를 추천해주었다. 비행기로는 서너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기차는 열몇 시간을 가야 하고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가격이 특별히 싸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친구의 부인만은 기차를 추천했는데 지난 여행을 복기하기에 비행기는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그는 친구 부인의 말을 따랐고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 P10
우리는 자기 사유의 주체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결정요인들을 스스로 인식하는 한에서 자기 사유의 주체가 되는 것이죠. - P50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에이 아이>가 더 어두운 전망을 보여주는 게, 그 영화는 인간이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을 만한 소년을 만들려는 탐욕적인 노력에 따라 세상에 내놓은, 그런 프랑켄슈타인들에 의해 대체되는 인류 전체의 종말을 다루니까요. 그런데 소년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단지 인간에 가깝죠. 대체물로서의 사생아는 아시다시피 범죄에 가까우며, 인류는 그 범죄의 대가를 치르죠. - P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