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아끼는 책을 더 빨리 읽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끼고 아끼며 한 챕터씩 읽고 곱씹고 곱씹으며 읽기 때문이다 이번 책도 더디게 읽어만 갔다 항상 베게 옆에 놓고 손 가까이 닿는 곳에 두면서 말이다 특이한것은 책을 여기저기 두어도 관심없던 가족들이였는데 산사라는 말 때문인지 어머니께서 먼저 책을 훑어보시기도 했다 불교신자이신 어머니께 나는 호기심으로 여기 있는 절 안 가본 곳이 있냐고 여쭤보니 차례 페이지를 하나하나 훑으시더니 3군데 빼고 다 가보셨다고 하셨다 역시 그도 그럴것이 2군데는 묘향산과 금강산이였다. 매년 성지순례를 가시는데 정말 안가본 곳 없이 다니셨나보다 어머니께 빨리 이 책을 넘겨드려야겠다 항상 유홍준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내가 가보지 않아도 가본 느낌으로 한줄한줄 읽어내려간다 보통 차례대로 읽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어머니가 가보지 못한 북한땅에 있는 산사들이 궁금하여 묘향산의 보현사와 금강산의 표훈사를 먼저 읽어 보았다 '우리의 발길이 측백나무에 감싼인 영산전에 다다랐을 때 아까부터 연하게 다가오던 그윽한 향기가 향수를 뿌린 듯 온몸을 휘감고 돈다' 라는 문장에서 그 향기가 무엇일까 나도 향기를 맡고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이들기도 하였다 또 북한과 우리나라의 산사가 다르다 하니 그 느낌을 설명해줘도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였다 아래는 보현사 8각13층석탑의 묘사 중 한부분이다 '추녀마다 풍경, 북한말로 바람방울을 무려 104개나 달아매는 치밀성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탑돌이하는 신자인 양 돌고 또 돌며 탑을 어루만져 보았다.' 풍경, 바람방울 내가 좋아하는 이것들이 104개나 달린 석탑이라니 정말 신기하고 즐겁지 않은가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며 나도 마음속으로 같이 탑돌이를 해보게 됐다 '때는 7월 하고도 보름도 다 되어가는 날, 한여름 장마철에 잠시 얼굴을 드러낸 푸른하늘은 만천골 표훈동의 물빛만큼 푸른데, 꽃이라고는 노란 원추리가 축대 밑에서 부끄럼 타고 있을 뿐이니 천지 빛깔이 푸르고 또 푸를 뿐이었다' 윗 글은 금강산 표훈사 절마당 한가운데 서서 묘사한 글이다. 4계절의 산사의 모습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데 여름의 표훈사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듯 하다 산에 가면 절이 있고 여행을 가면 산사에 가기 마련인데, 내가 가본 곳은 정말 많지 않구나하고 이번에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절이라도 어머니를 따라 한번 순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홍준 선생님이 묘사한 그 느낌을 내가 같이 느끼고 싶고 좀 더 높은 안목으로 산사를 바라 볼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의 이념을 떠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 산사가 좋은 사람 그리고 정적과 고요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은 책인거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관심이 없었던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왜 우리나라에 연속적으로 그들의 전시가 열리는지 의문을 갖고 책을 찾던 중 읽게 된 책여전히 프리다 칼로는 내 스타일의 그림이 아니라 사랑 할 수 없지만 또 디에고 리베라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것같다 또 멕시코의 독립과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다가 멕시코 역사까지 궁금하게 만들어버렸다프리다칼로와 디에고리베라의 전시 또 그들의 다른 책에 눈길이 간다 그들의 순탄치 않은 파란만장한 삶과 함께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안네의 일기 즐라타의 일기 이후 이렇게 즐겁게 빠르게 읽어내려간 일기 시리즈는 없는거 같다 전시회와 같이 책이 출판되어 전시 가는 사람에게 배경 설명과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알고 그림을 보면 매우 도움이 될 듯하다 그런데도 선뜻 보기 힘든 전시가 될듯 하다 어렵고 어려운 그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