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1 베어타운 3부작 3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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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스케이트보다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들이 많은 동네.

모든 일상과 자신들이 차지하는 위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하키'로부터 시작되는 곳.

엘크 사냥 시즌과 하키 시즌에는 장례식을 치를 수 없는 곳.

우물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면 이 '베어타운'과 '헤드' 는 아이스링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마야와 케빈

마야는 '그날' 을 잊지 못한다. 그날 마을의 자랑이자 하키 시합의 승리와 마을의 존패마저 한손에 쥐고 있는 중요한 선수인 '케빈' '성폭행' 범으로 지목되면서 마을의 운명과 마을사람들의 혐오와 갈등이 시작됩니다.


이전 소설 <베어 타운> 과 < 우리와 당신들> 을 읽어야 < 위너 1> 의 내용이 쉽게 읽혀지고 잘 이해되므로 앞의 두권을 먼저 읽고 <위너> 를 펴시길 강추합니다.

그러나 <오베라는 남자> 라는 책을 쓴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은 ' 이 시대의 디킨스' 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라 이 <위너 1>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한 집단 속의 개인의 감정과 부모의 선택에대해 극단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모습을 충분히 볼 수 있어요.

온 마을을 상대로 안데르손 가족이 똘똘 뭉친 게 전부였다. 마야가 병원에 가서 그 끔찍한 온갖 검사를 받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게 전부였다. 덕분에 그녀가 약 을 했다는 등, 애매한 신호를 보냈을지 모른다는 둥, 이 일이 케빈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냐는 둥 온갖 굴욕적인 억측에 시달려야 했지만. 수백 명이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그녀가 관심을 받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그녀가 케빈을 좋아한거지 그 반대 는 아니었다고, 술이 떡이 돼서 어차피 성폭행을 당할 수도 없었다고, 성폭행당해도 할 말 없는 걸레라고, 누가 죽여버려야 한다고 떠들어댄 게 전부였다. 그게 전부였다!

마야의 아버지는 하마터면 실업자가 될 뻔했고 하키단은 하마터면 파산할 뻔한 게 전부였다. 증거와 증인과 돈과 힘 있는 친구와 한 번의 재판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런 다음에도, 그런 다음에도 케빈은 유죄 선고를 받지 않았다!

그의 가족은 그냥 이사를 가버렸고 다들 아무 일도 없었던 척했고 어찌어찌 그것이 정의 구현으로 간주됐다. 마야는 눈곱만한 응징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모든 것을 잃었다.

정말 모든 것을.

p.437

<위너 1 by 프레드릭 배크만>

작고 폐쇄된 소규모 사회일수록 개인과 집단의 이익이 쉽게 상충되고 급기야는 '혐오' 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 속에 깊이 들어가야만이 알 수 있는 대립과 갈등들은 고작 몇초 혹은 몇분의 영상으로 판단을 할 수도 해서도 안됩니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너> 같은 문학 속 여러 페이지들을 '읽어' 내고 그 속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 있음을 인정해야합니다. 내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그려진 모습을 여러 상황속에서 깊게 읽지 않으면 앞으로 내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방향을 잃을 수 도 있습니다.

나는 그들과 다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어른' 이고 '부모' 이자 '구성원' 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요?

<오베라는 남자> 를 읽어본 분들이라면 어쩌면 기대할만한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발상과 시대적인 공감이 이 책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편견' 과 ' 혐오' 를 마주해야하는 크고 작은 갈등들이 결국 <위너 > 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베라는 남자> 는 매우 긴 역사에 유머 한 방울과 서사를 섞고 '오베' 라는 인물을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인생 스토리를 이끌어 나갔다면, <위너 1> 은 '베어 타운' 이라는 공간에 우리들을 넣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도록 했기 때문이죠.

내가 사랑한 책속 문장

위너 1 / 프레드릭 배크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덫이요 골탕 먹이기 위한 질문이며 잔인한 농담이라고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모는 절대 충분할 수 없고 절대 이길수없다.

p 365

세상 모든 십대들에게 해당되는 단순하고 가슴아픈 진실이 있다면 그들의 인생이 무엇을 했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뻔 했는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p 369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스포츠 선수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그들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조건적이다. 그들이 우리 편일 때, 우리 팀에서 뛸 때, 우리 상징색을 입고 경기할 때만 사랑한다.

상대 팀 선수를 보고 감탄할 수는 있지만, 우리 선수를 사랑하듯 사랑하지는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이기면 우리가 이긴 것 같다. 그들은 우리가 되고 싶은 모든 것의 상징이 된다.

여기에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그런 애정의 대상이 될지 말지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p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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