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기와 거주하기 - 도시를 위한 윤리
리차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임동근 해제 / 김영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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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기와 거주하기 – 리처드 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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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12기 활동의 마지막 책. 재밌어 보이는 선택 도서들 중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최근들어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나의 대도시 인천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더 나아가 전세계에 있는 도시들의 특성이 저마다 다른 것을 보면 흥미롭다. 비과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도시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는 말도 믿는 편이다. 이 책은 두 개의 도시, 거주의 어려움, 도시의 개방, 도시를 위한 윤리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리처드 세넷은 고대 아네테에서 21세기까지,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 송도 등을 돌아보며 닫힌 도시의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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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인천의 송도가 등장한 스마트 시티이다. 책에서는 스마트 시티에는 열린 것과 닫힌 것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닫힌 스마트 시티는 우리를 바보로 만들 것이고 열린 스마트 시티는 우리를 더 영리하게 만들 것이다.” 아쉽게도 송도는 닫힌 스마트 시티의 예로 등장한다. 저자의 연구자 팀은 송도가 스마트하지 않다는 점에 화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단조롭고 모니터링이 과도하며 중앙집권화된 송도에는 다양성이나 폴리스가 찬양하던 민주주의의 특징이 전혀 없다. 이 공간은 도시계획가에게는 악몽이며, 컴퓨터 회사에게는 환상이다.”라는 혹평을 내렸다. 전문가의 글이지만 옆동네 주민으로서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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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지리적, 과학적, 심미적 여러 요소들이 중요하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거주하는 사람이 살기 좋다고 느낀다면 그 도시는 더할나위 없다고 본다. 설계와 건축은 전문가가 할지 몰라도 사는 건 나니까, 내가 좋아하는 도시에서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인천에서 태어나 자란 나로서는 다른 도시의 매력을 잘 알지 못 한다. 그냥 옥련동이 제일 좋다. 수학여행 갔다 왔을 때, 서울 나들이에 지쳤을 때, 심지어 기분 좋게 여행을 갔다 오더라도 옥련동이 보이는 순간 숨이 트이면서 역시 옥련동이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옥련동 친구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추억이 담긴 곳이 갖는 의미는 크다. 야구 규칙도 모르는 나지만 어느 팀 응원하냐고 물어보면 sk라고 한다. 지연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나의 대도시 인천 조금만 더 좋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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